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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같은 물로 보지 마세요”…생수 제대로 알고 고르기

생수시장 매년 10% 이상 매출 성장…2000년 1562억→작년 5429억원
미네랄·산소·지장·알칼리수 등 기능성 생수 점점 다양화 세분화돼
미네랄 함량 비슷한 미네랄워터 제조회사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

  • 기사입력 : 2014-12-1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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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는 스트레스만 받으면 위경련에 위산 과다분비까지, 위장병이 고루 도지는 체질이었다. 그래서 항상 위장약을 소지하고 다니며 비상시를 대비했다.

    이런 친구가 어느 날인가부터 약을 더 이상 먹지 않았다. 대신 ‘물’을 들고 다니며 수시로 마셨다. 그 ‘물’은 병원에서 권해준, 체내의 산 농도를 낮춰주는 기능성 생수라고 했다. 바로 ‘알칼리수’였다.

    최근 이처럼 각자 체질에 맞게 물을 마시거나, 맛 취향에 따라 물을 골라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네랄워터부터 알칼리수, 수소수, 해양심층수 등 나날이 다양해지는 물에 대해 알아봤다.



    ◆매년 커지는 생수 시장

    지난 1994년 대법원이 “먹는 샘물의 유통 금지는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바로 다음 해에 ‘먹는 물 관리법’이 제정돼 식수의 시판이 허용된 이후 생수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 2000년 1562억원 규모였던 생수시장이 해마다 10% 이상씩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 2012년 5000억원에 이어 지난해 말에는 5429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4948억원으로 작년 동기간(4660억원)보다 10%가량 늘어 유통업계 전반에서는 올해 말까지 생수시장 규모가 6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에 따라 수입생수(탄산수 포함) 시장도 커지고 있다. 관세청 조사 결과 올해 10월까지 생수 수입액은 3028만달러로 이미 지난해(2476만달러) 수준을 넘어섰다.

    불과 4년 전인 2010년, 875만달러에 불과했던 수입액이 올 들어 4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먹는 샘물’(생수)의 지상파 TV 광고가 전면 허용되면서 생수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농심, 남양유업 등 생수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이 많아진 것은 물론, 다양한 물맛을 볼 수 있는 워터바가 백화점에 생겨났고, 물에 대한 설명과 추천을 하는 워터 어드바이저, 물맛을 감별하는 워터 소믈리에(물맛 감별사) 등 신종 직업군도 생겨났다.

    백화점 관계자들은 “20~30대를 주축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데다 어떤 물을 마시는지가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생수 수요가 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양해진 생수 종류

    최근 생수의 다양화와 함께 자신에게 맞는 물을 선택해 그것만 골라 마시는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올 초 세월호 침몰 때 세모그룹 유병언 회장은 검찰의 수사망이 조여오는 도피생활 중에도 신도들로부터 미네랄워터를 받아 먹었을 정도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물은 다 같은 물이 아니냐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을 만큼 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졌을 뿐만 아니라 맛과 효능을 감별해내는 고객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에서 2009년 사이 에비앙, 볼빅, 휘슬러워터 등 수입 생수이자 기능성 생수가 국내에서 다량 유통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기능성 생수에 대한 관심은 시작됐다. 이에 웰빙 바람이 커지며 산소수, 지장수, 알칼리수 등 전문적인 기능성 생수가 시장에 안착했다.

    기능성 생수의 효능은 무엇이 있을까. 미네랄워터의 경우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는 데다 가공식품, 인스턴트 식품 등에는 없는 필수 미네랄을 물로 섭취할 수 있다.

    필수 미네랄은 우리 몸에서 3.5%의 극소량을 차지하는 물질이지만, 결핍되면 악성 부정맥에서 발기부전까지 다양한 질병이 유발돼 최악의 경우 생명 유지 자체가 불가능하다.

    기능성 생수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알칼리수는 말 그대로 알카리 성분이 강한 물로서 체내의 PH를 유지시켜 준다. 또 활성산소를 제거해주고, 숙취 해소에도 효과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본 의료기기위원회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약알칼리수를 마시면 소화불량, 만성설사, 위장 내 이상 발효, 위산과다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맛이 아닌 물병 디자인 때문에 매장을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이 백화점 워터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패리스 힐튼이 마셔서 유명해진, 375㎖에 무려 7만9000원이나 하는 미국 테네시산 생수 ‘블링(bling) H20’의 경우 물병 외관에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이 촘촘하게 박혀 있어 집에 전시하기 위해 사 간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똑똑하게 생수 고르기

    미네랄워터는 미네랄 함량이 가장 중요하지만 일부 소비자는 수원지나 브랜드만 보고 구매하기도 한다.

    9일 미네랄워터를 구매하기 위해 이마트를 방문했다는 한모(27·창원 의창구)씨는 “프랑스나 외국이 수원지이거나 유명한 브랜드 제품인 경우 미네랄 함량이 높은 것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미네랄워터 등 기능성생수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시민모임(회장 김자혜)이 국내 소비자들의 합리적 구매를 위해 미네랄 성분이 함유된 프리미엄 생수 및 수입생수 25개 제품을 테스트했다. 시험 결과 11개 제품의 경우 동일한 수원지에서 생산됐지만 제품의 가격과 미네랄 함량의 상관관계는 없었다.

    씨에이치음료(주) 제조, 수원지가 충북 청원군 미원면 성대리인 2개 제품(롯데아이시스8.0, 홈플러스 맑은샘물)은 미네랄 함량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롯데 아이시스8.0’이 PB상품인 ‘홈플러스 맑은샘물’에 비해 1.4배 더 비쌌다.

    해태음료(주)에서 제조하고 수원지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진조리인 2개 제품(강원평창수, 봉평샘물 640) 또한 이마트 PB상품인 ‘봉평샘물 640’의 미네랄 함량이 더 높았으나 ‘강원평창수’가 1.4배 더 비쌌고 (주)백학음료 제조, 수원지가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두현리인 3개 제품(롯데 아이시스 평화공원 산림수, 초이스엘 샘물, 함박웃음 맑은샘물)은 미네랄 성분 함량은 비슷했지만 가격은 ‘롯데 아이시스 평화공원 산림수’에 비해 PB상품인 ‘함박웃음 맑은샘물(1.3배)’, ‘초이스엘 샘물(1.6배)’이 더 비쌌다.

    풀무원샘물(주)에서 제조·판매하며 수원지가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화동로인 2개 제품(네슬레 퓨어라이프, 풀무원샘물)도 미네랄 성분 함량이 비슷했지만 가격은 ‘네슬레 퓨어라이프’ 제품이 ‘풀무원샘물’에 비해 1.6배 비쌌다.

    (주)글로벌심층수에서 제조하고 있는 해양심층수 ‘미네워터’, ‘딥스’의 수원지는 강원도 속초시 외옹치로 동일했지만 ‘딥스’의 미네랄 함량이 더 높았고, 가격도 ‘딥스’가 ‘미네워터’보다 5.6배 더 비쌌다.


    ◆안전하게 생수 마시기

    안전한 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생수 라벨에 먹는샘물이 표기돼 있는지, 페트 제품의 뚜껑에 먹는샘물 증명표지가 있는지 확인하자.

    일반적으로 생수의 보관 기간은 6개월 정도. 구매 후 실온에 2주 이상 방치하면 세균 감염의 증가 우려가 있으므로 장기간 보관할 경우에는 냉장 보관하거나 유리병이나 사기 재질에 옮겨 담아 보관하는 것이 좋다. 생수병은 일회용이므로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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