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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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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사자성어 퀴즈출제 심대보씨

“퀴즈 사자성어는 절차탁마로 전심전력 기울인 작품”

  • 기사입력 : 2014-12-0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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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부터 퀴즈 풀기를 즐겨했던 심대보씨가 사자성어 퀴즈가 그려진 종이 사이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성승건 기자/




    어릴 적부터 퀴즈가 좋았다. 퀴즈만 나오면 풀었다. 신문이나 잡지의 낱말 맞추기나 영어 퍼즐 푸는 게 재미있었다. 퀴즈 풀이를 즐기다 지금은 퀴즈를 출제해 앱(app) 개발·운영자로, 퀴즈 저술가로 발전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에 사는 심대보(64)씨는 본지 교육면 ‘퀴즈 사자성어’(매주 화요일 21면) 출제자다.

    심씨는 지난 10월에 ‘사자성어 퀴즈 Q4’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출시한 데 이어 이달에는 사자성어 퀴즈 책을 낸다. 퀴즈에 빠진 심씨를 만나 퀴즈 사랑 얘기를 들었다.



    지난달 27일 오전 함안군 칠원면 용정리 심대보씨 사무실을 찾았다. 퀴즈 출제는 심씨의 여가활동이자 취미생활이고, 본업은 동물약품 유통업이다.

    ‘부경팜’ 대표이사인 그는 동물병원이나 동물약품상사 등에 약을 공급하는 일을 한다. 진주시 이반성면 출신으로 마산중, 마산고,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인재다. 지역의 문화창달과 전통문화 계승단체인 사단법인 문창문화연구원 이사장을 맡는 등 지역활동에도 앞장서 왔다.?

    ◆ 사자성어 퀴즈에 빠진 사연

    “소싯적부터 퀴즈에 유난히 집착했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밤을 새워가며 난제들에 도전해 보기도 했습니다. 퀴즈를 푸는 데는 끈기가 필요하고, 제 성격과도 맞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퀴즈만 나오면 풀고 싶어하는 습성이 생겼습니다.”

    퀴즈를 푸는 것은 머리를 써야 하는 두뇌게임이다. IQ 150 이상이 가입한다는 멘사회원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공부도 해봤지만 실력이 안됐다고 한다. 무모함을 알고 스스로 자신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퀴즈사랑만은 식지 않았다. 고등학생, 대학생 시절에도 퀴즈를 열심히 풀었고, 방송 퀴즈 프로그램을 즐겨 봤다.

    낱말맞추기 퀴즈를 즐기다가 나이가 들면서 네 글자만으로 된 퀴즈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고사성어나 사자소학 등에서 사자성어를 모았다. 퀴즈 사자성어 만들기를 시작한 지는 3년 전. 생각나는 단어를 끄집어내 겨우겨우 문제 하나를 만들었다. 자신감이 생기면서 탄력이 붙었다.

    그동안 자료가 쌓이고 노하우가 축적되면서 지금은 문제를 만드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사자성어 단어 1만4000개 정도를 모았고, 계속해서 보충해 나간다. 퀴즈에 나오는 뜻풀이는 백과사전이나 인터넷을 참고한다.?

    ◆ 사자성어 퀴즈는 하나의 작품

    “사실 사자성어 퀴즈가 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나의 영혼을 담은 하나의 작품과 같습니다. 작품 하나하나를 만들면서 희열을 느낍니다.”

    심씨의 사자성어 퀴즈는 가로×세로 칸 수에 따라 4×4, 6×6, 8×8, 9×9로 형태가 다양하다. 숫자가 높아질수록 문제가 복잡하고 어려워진다. 본지에는 6×6 형식이 출제된다. 심씨가 출제에 들이는 시간은 6×6 기본틀 만드는데 30분, 뜻풀이까지 하면 대략 1~2시간 걸린다. 지금은 단어가 많이 준비돼 있고,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단축됐다. 9×9는 한 문제 만드는 데 3~4시간 걸린다. 모두 단어 20개가 들어간다. 전후좌우 겹치게 만들면 문제 푸는 재미를 더할 수 있다.

    경남신문 연재는 지난해 7월 16일부터 시작해 현재 약 70회를 이끌어오면서 다수의 고정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심씨가 퀴즈를 만드는 데는 아내의 도움도 크다. 아내는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출신인 김숙희 (62)씨. 심씨의 첫 독자이면서 감수를 해주는 동지다.

    ◆?다양해진 퍼즐 재미를 더하다

    경남신문 문제 출제로 용기를 얻은 심씨는 좀 더 넓은 지역으로, 좀 더 다양한 계층으로 다가가고자 지난 10월에 앱 ‘사자성어 퀴즈 Q4’를 발표했다. 플레이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벌써 500명 이상이 다운로드했으며, 인기 무료 게임 60위권에 올랐다. 앱에는 4×4, 6×6, 8×8 형식이 제공된다. 3가지형을 매주 하나씩 보충하고 있다. 앱은 이제 안정화 단계에 들어갔다.

    반응도 좋다. 황태경씨는 “광고도 없고 내용도 알차고 사자성어의 기능을 충분히 하는 것 같다”, 박진섭씨는 “자녀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문제를 열면 시간제한을 알리는 초침이 나와 스릴을 더한다. 정답을 맞추면 축하음악과 함께 ‘축하합니다’ 글이 뜬다. 문제를 다 풀면 걸린 시간이 표시되고 ‘게임을 완료했어요’라는 글과 축하그림이 뜬다. 재미를 더하도록 점수보기, 순위 기능도 갖췄다. 문제별 점수와 총점수를 보여주며 상위 순위자도 공표해 적당한 동기부여가 되도록 했다. 닉네임 ‘마인’과 ‘정박사2’ ‘ABCD’ ‘옛날사람’ ‘가브리엘’ 5인방이 엎치락뒤치락 순위다툼을 벌이고 있다.

    심씨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문제를 보충하며, 더욱 교육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했다. 심씨는 그동안 만든 문제 중에서 분량이 많아 앱이나 신문에 올리지 못한 9×9형 문제들을 골라 책으로 엮었다. 지금 한창 교열 중인데, 조만간 문창문화연구원을 통해 출간한다.

    ◆공부와 오락 겸한 고품격 게임

    심씨의 사자성어 퀴즈 예찬은 끝이 없다. 우선 한자학습이 된다고 했다. 사자성어를 배우면서 상식을 넓힐 수 있게 문제풀이가 돼 있다. 문제는 뜻풀이뿐만 아니라 에피소드 등의 상식이 같이 들어간다.

    “자녀와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모범적인 게임으로 사고력을 풍부하게 해 지적 능력을 길러줍니다. 단어들을 가로 세로 고민하면서 유추력과 추리력을 동원해 두뇌 발달에도 일조합니다.”

    공부와 오락을 겸한 고품격 퀴즈게임이란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지적 오락이라는 것이다.

    심씨에게 퀴즈 사자성어는 현재와 미래진행형이다. 심씨는 아내와 같이 사무실에서 일하고 퀴즈문제도 의논한다. 부창부수(夫唱婦隨), 남편이 노래하고 아내가 따라 한다. 부부는 지금의 사업을 그만뒀을 때 사자성어 퀴즈가 노후 여가 활용과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밝게 웃는다.

    이학수 기자 leeh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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