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8) 과학자의 꿈 접으려는 민성이
방과후 과학 교실서 꿈 키웠지만어려운 형편에 공무원 되려고 해부모 없이 외할머니·외삼촌과 살아
- 기사입력 : 2014-09-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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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이와 외할머니가 경남은행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민성(12·가명)이는 창원시 의창구의 월셋집에서 외할머니(64), 첫째·셋째 외삼촌과 함께 산다.
외가 식구들은 경제적 능력을 갖추지 못했거나 몸이 아파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이다.
외할머니는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었지만 최근엔 몸이 아파 그 일조차 못하고 있다.
첫째 외삼촌(45)은 거동을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안 좋아 온종일 집에만 있고, 셋째 외삼촌(42)은 용접일을 하지만 현재는 몸이 아파 일을 쉬고 있다.
민성이 가족의 한 달 수입은 할머니의 국민연금 26만원과 민성이에게 주어지는 기초생활수급비 50만원이 전부다.
민성이 부모는 타 지역에서 동거하다 민성이를 낳았다. 지난 2008년 외갓집에 들어와 함께 살았으나 2011년 ‘민성이를 부탁한다’는 말 한마디 없이 부모는 집을 나갔고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당시 9살이었던 민성이는 엄마와 작별인사도 못했다.
생이별 이후 3년이 지났지만 민성이는 부모의 얼굴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부모가 보고 싶지 않느냐고 묻자 민성이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괜찮아요”라고 한다.
민성이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시간이 나면 인근의 도서관에 가지만 초등학교 5학년 눈높이에 맞는 책이 그리 많지 않아 독서욕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책을 사줄 수 없는 형편인 외할머니는 남이 버린 책을 깨끗히 닦아 주었지만 민성이가 꼭 읽고 싶은 학습만화잡지는 구해줄 수가 없다.
민성이는 과학과 역사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특히 방과후교실에서 하는 과학실험을 유난히 좋아한다.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것을 실제로 해보는 시간이 꿈만 같다.
그렇게 민성이는 과학자의 꿈을 갖게 됐다.
그런데 얼마 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상담사는 민성이로부터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과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찾던 아이는 힘들게 자신을 키우는 외할머니를 위해 꿈을 접으려 하는 것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계자는 “민성이는 이미 많은 것을 잃었다. 아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단 하나, 꿈을 지킬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양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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