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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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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정치인 안상수, 행정가 안상수- 강정운(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4-06-2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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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수 당선자는 새 창원시정을 이끌어 갈 안정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정치인 안상수의 지명도는 창원시의 도시마케팅에 기여한다. 정치인으로서의 경륜과 대중적 이미지도 괜찮은 편이다. 창원시 통합 전후에 누적된 갈등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도 장점이다.

    시장선거가 비교적 쉬운 게임이었으므로 선거과정에서 먹이를 기대하고 몰려든 사람들에 대한 부담도 적어 보인다. 그래도 난마와 같이 얽힌 창원시정을 어떻게 이끌어 가고 도시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지 미지수이다. 국회의원이 다루는 민생과 시장의 업무인 민생은 개념과 범위가 다르다. 따라서 국회의원으로서의 경험과 관성이 시장 역할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는 관찰의 대상이다.

    저명한 국가정치인이라는 안상수 당선자의 브랜드는 선거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었지만 부담이 되기도 한다. 역량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지원을 웬만큼 잘 받아와도 차별화된 능력을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행정가이자 정치인이기도 한 도지사에 비해 창원시장은 행정가로서의 몫이 절대적이다. 일자리 창출, 강소기업 육성을 비롯한 민생경제 회복 공약의 실현도 지방자치단체장의 제도적, 행정적 역량으로서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부정적 관점이 지배적인 정치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창원시 행정수반으로서의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경륜에 어울리는 식견과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을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안 당선자가 공약한 미래전략위원회와 균형발전위원회를 비롯한 새로운 조직화는 관심의 초점이다. 첨단산업, 해양문화, 국제물류에 초점을 맞춘 도시재구조화와 함께 옛 창원지역의 계획도시와 지속가능한 인프라를 시 전역에 확산시키는 것은 미래전략의 초점이다. 축적된 글로벌 도시네트워크를 도시경쟁력 강화와 도시이미지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도 중요 과제이다. 그렇지만 시작 단계에서 문제의 재발견과 진단 없이 서둘러 새로운 계획을 추진하면 그 자체가 혼란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미 시행된 진단 및 계획을 매몰시키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는 정치적 욕심과 주변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문제점과 단기적 해결과제는 이미 다 노출되고 공유돼 있다. 부문별로는 기존 계획을 탄력적으로 수정하는 연동계획이 바람직하다. 이것은 창원시의 현재와 미래를 깊고 넓게 보는 전문성을 필요로 하며 진짜 전문가들을 필요로 하는 부문이다.

    그러나 지역의 전문가 인프라는 도시역량에 비해 부족한 게 현실이므로 전국에서 창원시 미래를 논의할 역량을 가진 진짜 전문가들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를 통해 유능한 공무원을 계획가와 전문가로도 활용해야 한다. 창원시는 공무원이 할 수 있는 일을 과도하게 외부 용역에 많이 의존해 왔었다. 이와 같이 창원시 미래를 위한 집단지성의 체계화가 필요하다.

    균형발전의 개념과 기준도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정립해야 한다. 균형발전은 균등발전이 아니다. 균형발전은 대형시설의 공간적 배분이나 단기적 사업 배분을 넘어서는 중장기 과제이다. 균형발전을 갈등해결의 단기처방책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균형발전위원회는 과거처럼 단순한 지역 안배에서 벗어나 지역이익과 사업이익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인물로 구성돼야 한다. 여기에도 지역별 이해관계를 초월한 다른 지역 전문가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균형발전과 미래전략은 연동돼야 한다.

    창원시정개발연구원은 비전과 전문성을 갖추고 지역 현안에 밝은 젊은 인물에게 책임을 맡겨야 한다. 연구와는 동떨어진 인물들을 연구원장으로 임명해 온 경남발전연구원의 정치적 오염 사례는 반면교사가 된다. 창원시장직 외에는 다른 정치적 욕심이 없음을 보여줘야 한다. 시민들의 눈은 민감하다. 지지하지 않았던 43%는 더욱 날카롭다. 안 당선자의 검사, 변호사, 국회의원에 이은 제4기 인생의 성공은 개인만의 성공이 아니다. 시민들은 진정성 있고 투명한 리더십에 끌린다.

    강정운 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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