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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 이야기] 고부 갈등

  • 기사입력 : 2014-06-1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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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상한 일이 있거나 잘 해결되지 않는 일이 있을 때면 가끔씩 내방하는 김 여사. 오늘은 친구 한 명을 데리고 나타나서는 “이 친구 속 터져 죽게 생겼습니다”고 한다.

    그 친구, 한숨을 푹 내쉬면서 아무 말 없이 딸과 사위의 사주를 내민다. 둘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쯤은 알겠고, 왜 그런지 알아 맞춰보라는 뜻일 게다.

    사위의 사주는 보지도 않고 딸의 사주를 찬찬히 살펴보고는 “시어머니 때문이군요”라고 하니, 그때부터 이 친구 말문이 트였다.

    맞벌이 부부인 딸은 결혼한 지 1년도 채 되지도 않았는데 이혼 선언을 했다고 한다. 아니, 시어머니가 미우니 이혼도 안 해주고 그의 아들을 괴롭히다가 몇 년 지나고 나서 이혼할 거라고 했다고 한다.

    여자 사주에서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극(剋)하는 관계다. 극하는 것은 재물(財物)로서, 시어머니를 재물과 동일하게 보는 것은 곳간 열쇠를 넘겨주고 넘겨받는 사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여성의 사주를 보니 배우자 자리에 재(財-시어머니)가 들어 있었다. 이것은 ‘시어머니가 배우자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으며, 또한 남편은 관(官)인데, 재는 관을 생(生)하니 시어머니가 남편을 부추긴다고 볼 수도 있다. 시어머니와 남편이 한통속이 되어 자신을 꼼짝 못하게 하고 있는 경우라 하겠다.

    사위의 사주를 보지 않고 이 여성의 사주만 보았는데도 추론이 가능한 것은 이미 이 여성의 팔자가 그리 정해졌다는 의미다.

    그러니 누구와 결혼하더라도 마찬가지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대운(大運)이 바뀌어야 좀 나아지는데 아직 10년이나 남았으니 견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와 같은 고부(姑婦)간의 갈등은 고전(古典)에 해당한다. 요즘은 장모와 사위의 갈등이 더 많다. 기어이 이혼하고야 말겠다는 사위도 있다

    ‘신(新) 모계사회’라는 말이 있듯이 여성에게 배우고 일할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지면서 여성의 목소리가 커진 게 그 배경이라 하겠다. 맞벌이를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아기를 외할머니에게 맡기고, 살림까지 장모가 맡게 되니 자연스럽게 장모의 잔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일찍 들어와라’, ‘술 좀 그만 마셔라’, ‘운동 좀 해라’, 아내에게 들어야 할 잔소리를 장모에게 들어야 하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부부싸움도 조심조심하는데 어쩌다 한 번 크게 터지면 장모 미워서라도 아내에게 막말을 내뱉고 만다.

    장모는 장모대로 할 말이 많다. 살림 다 해주고, 애까지 봐주는데 사위가 하는 짓이 마음에 드는 것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아들 같으면 한 대 쥐어박기라도 하련만 사위라 그럴 수도 없으니 울화가 치민다.

    사람 사는 곳에 어찌 갈등이 없겠는가? 그런데 당사자의 문제가 아닌 ‘시어머니’, ‘장모’와 같이 시댁, 처가댁 때문에 이혼한다고 하면 문제는 다르다.

    이럴 때는 품에서 떠나 보내야 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부부가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상책이다.

    그래도 김 여사 친구는 “1~2년만 떨어져 살면 좋아질까요?” “둘이 외국으로 보내면 나아질까요?” 하면서 딸 아이의 이혼만은 막아보고 싶다.

    이런 부모도 요즘은 잘 없다. “그리 등신같이 살지 말고 당장 이혼해” 하면서 오히려 이혼을 부추기기까지 한다. 이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왜 모르는지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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