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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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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39) 탄소제로하우스

온실가스 줄이고 에너지효율 높인 ‘우리가 살아야 할 집’

  • 기사입력 : 2014-06-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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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의창구 용지동 용지호수 잔디마당에 건립 중인 탄소제로하우스.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내부 공사가 한창이다.
    창원시 탄소제로하우스 설계자인 신삼호 건축사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설치한 3중 유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건물부문 비중은 24.5%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삶의 쾌적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건물부문 비중이 증가한다. 미국 45%, 영국 41%, 일본 34%다. 우리나라도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는 여러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패시브하우스를 허가조건으로 한 나라도 있다.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는 집안의 열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최대한 차단함으로써 실내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한다. 액티브하우스(active house)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개념이다. 패시브하우스는 연간 냉난방 에너지 사용량이 1㎡당 1.5ℓ 이하로 기존 주택의 에너지 80% 이상을 절감하는 방식이다. 패시브와 액티브하우스 개념을 도입한 창원시 탄소제로하우스를 찾아 시공과정을 들여다봤다.

    ◆친환경 기술 적용=?창원시 의창구 용지동 롯데아파트 쪽 용지호수 잔디마당. 가림막에 가려진 회색건물 한 동이 눈에 들어온다. 창원시가 지난해 8월 착공한 ‘탄소제로하우스’다. 탄소제로는 탄소배출을 제로로 한다는 뜻으로 화석연료를 안 쓰겠다는 의미다. 문명사회에서 이게 가능할까.

    동행한 창원시청 이정근 건축담당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한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선언적 의미”라고 설명했다. 147㎡ 규모에 1층으로 신축 중인 이 건물은 앞으로 시민들에게 친환경 건축의 모델이 될 미래형 주택이다.

    탄소제로하우스는 지난 2012년 9월 각계 전문가로 추진단을 구성, 수차례에 걸친 토론과 해외전문가 자문을 거쳤다. 사업비는 3억7000만원. 창원시와 창원친환경조직위원회(위원장 김태호 창원시건축사회 회장)가 함께했다. 완공되면 창원시건축사회에서 위탁 관리하며 시민들에게 학습장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화석연료 절감을 위해 태양광 발전과 태양광 조명, 지열 냉난방시스템을 적용했다. 고기밀성 창호와 고단열 조건을 만족시키는 ‘SIP(Structural Insulated Panels)’ 벽체 사용, 열교환 설비와 열히트펌프도 설치했다.

    태양광발전시스템은 지붕에 설치한 태양패널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시스템. 태양광 발전을 기본 전기로 사용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해 한전의 전기도 가설해 놓고 있다. 태양광조명시스템은 전기사용 없이 태양빛을 실내로 반입해 조명으로 이용하는 시스템. 이를 잘 활용하면 창이 없는 밀폐공간이나 지하공간 등에 자연광을 제공해 필요이상의 전력낭비를 절감할 수 있다.

    지열 냉난방시스템은 연중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지하의 열원을 이용한 것으로, 연중 15도의 일정 온도를 히트펌프를 이용해 겨울에는 지중의 열을 흡수하고 여름에는 방출함으로써 적정 냉난방을 유지한다.

    창호는 건축물 중에서 단열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기밀성 창호를 채택했다. 아르곤 가스가 주입된 삼중 저에너지 소비 유리를 설치했다. 창틀은 86㎜를 사용, 단열과 기밀성을 높였다.

    SIP 벽체는 재활용 합성목재를 양면에 두고 그 안에 단열재를 넣어 만든 패널로 시공이 간편하고 단열 및 차음효과가 우수하다. 모든 벽체는 투습방수기능을 하도록 했다.

    열교환설비는 실내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면서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들여오는 설비로 에너지 낭비를 줄인다. 이 외에 빗물저금통을 설치해 조경 용수로 사용토록 했다.

    탄소제로하우스는 교육홍보실과 거실, 방2, 서재, 다용도실, 데크 등으로 구성된다.

    창원시는 탄소제로하우스가 환경수도 창원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한 시민 참여를 높이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설 운영을 맡을 창원시건축사회 김태호 회장은 “친환경 건물을 원하는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며, 친환경 건축물 건립 확산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축비 얼마나 드나=?친환경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문제는 건축비다. 패시브시스템이나 액티브시스템을 어느 정도 적용할지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 일반 건축비가 3.3㎡당 평균 400만원 정도인데, 창원시 탄소제로하우스는 거의 2배에 달하는 750만원 선. 하지만 이는 특별한 경우이고, 일반 가정에서는 그렇게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창틀, 유리, 덧문 등 에너지절약형 자재는 전체 공사비의 15% 정도를 차지한다. 이들 자재는 일반 제품보다 단가가 2.5배 정도 비싸다. 이를 감안하면 일반 공사비의 20% 정도 비용이 더 들어간다. 여기에 태양광시스템은 일반가정의 경우 생산설비 1000만원. 열교환설비는 400만~500만원 정도다.

    아파트 32평형의 경우 에너지 관련 월 관리비가 대략 20만원 선이다. 에너지절약형 건물의 경우 초기 투자비가 더 들지만 강화된 에너지 효율등급과 건물 수명 등을 감안하면 회수되는 비용으로 볼 수 있다.

    탄소제로하우스 설계자인 신삼호 건축사는 “당장 시공비 증가가 있지만 결국 회수되는 비용이다. 건물의 수명대비를 따져볼 때 단열 기준의 강화는 무리한 수준은 아니며, 에너지절약형 건축물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고 말했다.

    ◆에너지 효율등급을 높여라=?정부는 건축물 에너지 절감을 위해 에너지 사용량과 성능정보를 포털 등에 공개, 건축물 매매시 판단기준이 되도록 했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 일부개정안을 지난달 28일 공포했다. 개정안은 여름철 에너지 소비절감을 위해 차양 등의 설치기준과 지능형계량기 등 에너지 절약형 설비 설치를 강화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에너지절약 설계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건축물 부위별 단열기준과 건축허가 기준인 에너지성능지표 검토서의 평가기준을 높였다. 구체적으로 냉난방에너지 절감을 위해 부위별(외벽, 지붕, 바닥, 창 및 문) 단열기준을 10~30% 올렸으며, 허가 기준인 건축물의 에너지성능지표 합계 점수를 65점 이상(기존 60점 이상)으로 높였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부터 새로 짓는 주택은 패시브하우스 수준으로, 2025년에는 제로에너지를 목표로 설계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글= 이학수 기자 leehs@knnews.co.kr

    사진= 김승권 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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