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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18) 철새의 보고, 주남저수지

우리가 지켜야 할 자연과 인간 공존지대

  • 기사입력 : 2014-01-0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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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2호)등이 지난 6일 해가 진 후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주남 겨울철새 탐조교실에 참가한 시민들이 철새 모이를 주고 있다.
    주남 겨울철새 탐조교실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철새 생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재두루미와 눈을 마주치면 복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있다. 멸종위기종(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03호인 재두루미를 보기가 쉽지 않아 생긴 말일지 모른다. 그러나 망원경 없이 철새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에 가면 재두루미를 비롯한 60여 종, 2만여 마리의 겨울 철새를 만날 수 있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주남저수지, 과거에 비해 조류 개체수는 줄었지만 아직도 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 24종이 찾는다. 주남저수지는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생명터다.


    ◆응답하라, 1980

    가창오리 5만여 마리가 까맣게 날아올랐다. 1970년대 후반의 어느 겨울이었다. 이후 주남저수지에 다양한 철새가 오면서 1980년대 내내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주남저수지 주변에 공장과 비닐하우스가 들어서고, 철새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서식환경이 나빠졌다. 습지에 서식하고 있는 많은 생물들을 보전하기 위한 람사르 당사국 총회를 2008년 창원에서 개최하면서 주변에 람사르 문화관과 주남환경스쿨, 탐조대가 들어섰다.

    사람들의 간섭, 기후 영향 등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3월 말 창원시가 발표한 ‘환경수도 창원 지속가능한 도시 환경지표 설정 및 분석’에 따르면 주남조류개체수(11월 기준)는 2008년 5만6000여 마리에서 2011년 2만여 마리로 줄어 악화지표로 분류됐다.


    ◆주남저수지, 2019년?

    창원시는 2009년 주남저수지 종합관리계획을 세웠다. 주남저수지와 그 주변지역 전체에 대해 저수지 개·보수부터 생태적 보전·복원·발전방향을 담은 중·장기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1999년부터 실시한 ‘계절 농지임차제도’에서 발전한 ‘생물다양성관리계약’이다. 농가에 돈을 주고 겨울철 논을 빌려 철새에 먹이를 주고 쉼터를 제공한다. 농가의 손실도 보상하고 주민의 참여도 높이자는 뜻에서 시작됐다. 2013년 166㏊ 농지를 일구는 280여 가구에 5억여 원을 지급했다. 어촌계에도 철새 도래 시기에 어로행위를 하지 않는 계약을 체결해 손실보상금을 주고 있다.

    완충지대를 조성하기 위해 2008년부터는 매년 주남저수지 주변 농경지를 사들이고 있다. 지금까지 시비 73억여 원을 들여 58필지 9만3695㎡를 사들였다. 목표는 280필지 55만6260㎡로 1단계는 탐조대 앞 송용뜰, 2단계는 백양뜰 쪽을 매입할 예정이다. 완충지대가 충분히 확보되고 나면 철새에 위협이 되는 구조물들을 없애고 철새들의 서식환경이 될 수 있는 생태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생태관광개발사업도 포함돼 있다.

    창원시 환경수도과 김동주 주남저수지 담당은 “2만㎡의 농지를 영농위탁해 생산한 볍씨로 철새들에 안전하고 좋은 먹이를 제공하고 있고, 토지매입으로 쉼터도 늘려가고 있다”며 “이런 노력들이 계속된다면 지금처럼 철새들이 계속 찾아오고, 개체수도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남 주변에 사는 주민들과 환경보전 두 가지를 모두 생각해야 한다. 개발제한에 반발하는 주민들과의 마찰도 있지만 지난 12월 7일에서 9일까지 사흘에 걸쳐 열린 제6회 주남철새축제는 처음으로 동읍주민들이 직접 열었다. 주남저수지 보전에 대한 의식을 높이고, 관광소득도 올리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


    ◆소중함을 배우는 발걸음

    “주남저수지는 여름철새, 겨울철새, 나그네새까지 다 볼 수 있는 곳이에요. 저기 다리 긴 친구 보이지요? 흔히 백조라고 불리는데 크고 고운 새라는 ‘큰고니’라는 우리 이름이 있답니다. 앞으로 큰고니로 불러줄 거죠?” “네!”

    지난 5일 오후 2시, 주남 겨울철새 탐조교실에 31명이 모였다.

    김가윤(6·창원시 성산구 반지동) 양과 아이들은 민들레처럼 깃털같이 하얀 씨앗을 발견하고는 힘껏 불어보기도 하고 제방을 따라 걸으며 새를 열심히 관찰했다. 성술연(55) 주남생태가이드의 나긋나긋한 설명 덕에 철새 이름과 특징도 알게 됐다. 청둥오리 수백 마리가 한꺼번에 머리 위로 날아올랐다. 참가자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최유찬(8·창원시 진해구) 군은 “철새들을 봐서 재밌고 좋았다. 그중 새 눈꺼풀이 사람과 반대 방향으로 돼 있다는 점이 제일 신기했다”며 “앞으로 새들이 잘 살 수 있게 자연을 그대로 놔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지난 2009년께부터 여름생태교실과 겨울철새탐조교실을 운영해 주남저수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환경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과 주남저수지 인근에 있는 대산고는 지난해 시민모니터링을 실시, 지속적인 자료 축적 가능성과 교육 효과 등 의미있는 결과를 보여줬다.


    ◆주남저수지 과제

    조류 개체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지만 주남저수지는 우포늪이나 순천만과는 달리 어떤 보호조약에 속해 있지 않다. 또 보호 조례도 없다.

    저수지로 주변 농경지에 댈 농업용수를 가둬놓는 데 일차적 용도가 있고, 주민들의 재산권이 연결돼 있어 보전에 어려움이 있다.

    이곳을 자주 찾는 사람들은 탐조대 앞쪽의 연(蓮)의 급격한 번식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물가 쪽에 연이 번식하면서 철새 월동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다.

    창원시는 지난 8월 부산대학교 김지석·홍석환 교수, 울산생명의 숲 정우규 박사, 마창진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주남저수지 연꽃 군락지의 현명한 관리를 위한 토의’를 열어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당시 주남저수지 전체 면적의 15% 정도 연이 퍼져 있다고 추정했다. 연이 계속 확산되면 철새 월동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식물생태계의 종 다양성도 줄어든다. 따라서 객관적인 자료 축적을 위해 올해부터 2~3년간 항공사진을 찍어 연의 확산을 살피고 수심지도 작성과 수질모니터링을 병행하기로 했다.

    또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하면서 보전 의무를 갖고 있는 창원시, 관광객 증가에 따른 소득 증대 방안까지 찾아야 하는 주민, 주남저수지를 보전하려는 환경단체 간 조정이 필요하다. 제방길의 양귀비·코스모스, 벚나무 식재 등이 그중 하나다. 관광객들에게 멋진 광경을 선사하지만, 비료가 저수지를 오염시키고 벚나무가 몸집이 큰 철새의 이동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있기 때문이다.

    마창진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재두루미가 주로 월동하는 백양들녘쪽 제방이 개방돼 관광객들이 많이 드나들면서 제방과 백양들녘 사이 농로에 차량 진입도 늘었다”며 “재두루미 서식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에 사람이 많이 찾는 일요일만이라도 백양들녘쪽 제방 일부를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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