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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경남, ‘한국수출 맏형’ 위상 회복하자- 노성호(한국무역협회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3-12-3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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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도 경남수출은 전통적인 주수출시장인 미국 및 EU 등의 체감경기 회복 지연으로 작년에 이어 감소세로 마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일본식 양적완화라고 할 수 있는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일정하게 유지되던 가격경쟁력마저 상실해 일부 중소수출업계는 해외에서 주문을 받을수록 오히려 적자가 커지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특히 경남의 대일 농수산물 수출업계는 단기간에 대체시장을 찾기 어렵고 그렇다고 포화상태의 내수시장과 경기침체, 그리고 영세성으로 기업경영에 어려움이 더욱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여기에 날로 커진 국제수지흑자로 국가신용도 제고에는 기여했으나 감당하기 어려운 원화강세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그리 호전되지 못한 점, 공공요금, 임금인상 등 기업부담 가중, 기업환경개선을 위한 각종 입법지연 등도 수출의욕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됐다.

    다행히 경남도 수출은 상반기에 짙은 수출감소세에서 지난 6월 이후 조선산업을 필두로 점차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주력산업인 자동차 부품 등의 약진도 평가할 만하다.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건설기계 등 일반기계의 수출부진으로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국광역단체 중 경남수출의 위상도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 2011년 경남수출이 울산, 경기에 이어 3위(658억 달러)를 차지했으나 2012년에는 5위(560억 달러), 2013년에는 이마저 경북에게 내줄 상황에 있다. 전통적인 곡창지대로 알려진 전남과도 불과 100억 달러의 차이로 우리 뒤를 추격해 오고 있다. ‘수출1번지’의 대명사가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2014년도 세계경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이미 여러 전문가와 선행지표에 나타난 바와 같이 유럽의 경기회복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이행 등으로 회복세가 예상되고 중국은 과거와 같은 활황세를 기대하기 어려우나 ‘삶의 질’에 대한 인식제고로 내수경기 진작에 중점을 둘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의 그림자도 존재함을 인식해야 한다. 일본은 ‘엔저’를 무기로 내수경기 회복과 글로벌 시장에 더욱 공격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고 막대한 자금을 무기로 동남아, 중남미 등 이른바 전통적인 역내시장에 더욱 유리한 통상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생각된다.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미국시장에서의 재탈환도 우리로서는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한편 환율은 기축통화인 미국의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일 전망이나 무역 등 경상수지 흑자 지속, 우리 수출산업의 건전성 등으로 금년보다 다소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경남 수출기업은 채산성 확보와 환관리에 노력을 해야 한다.

    기술과 품질에 더해 가격경쟁력까지 회복한 일본과는 힘든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핵심부품 및 소재의 공급자인 일본에게 수출전략이 상당부분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한일간 복잡한 상황에 있으나 일본자금이 경남의 차세대 수출산업에 유치되도록 투자유치활동을 민관 차원에서 오히려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일본바이어들은 글로벌시장에서 일본생산기술과의 호환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경남을 지목하고 해마다 내방하고 있으며 풍력, 해양플랜트 등 이른바 그린산업에 한국과의 제휴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부상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중국은 기계산업 전반이 한국과의 격차를 급속히 줄여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관세장벽을 무기로 내수시장 진출을 사실상 어렵게 하는 상황에서 한중FTA의 조속한 타결을 통해 무역장벽을 낮춰야 할 것이다.

    경남수출은 중후장대한 산업구조가 말해주듯 수없는 불황과 난관에도 연구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맞서 온 저력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한 자릿수 성장을 점치고 있으나 경남수출은 오히려 두 자릿수 성장을 다짐하며,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대한민국 수출산업을 선도하는 맏형의 자리를 다시 찾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노성호 한국무역협회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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