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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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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체감 경기- 정영애(금성주강(주) 대표)

  • 기사입력 : 2013-11-1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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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엊그제까지 싱싱함을 뽐내던 가로수의 푸른 잎새들이 알록달록 곱게 물들어 가고 있다. 보도 위에 떨어진 낙엽들이 바람에 쓸려 이리저리 어지럽게 나뒹군다. 가을은 우수의 계절이자 한 해 동안 계획했던 일들을 마무리해야 하는 정리의 계절이기도 하다.

    지난 한 해 역시 숨 가쁜 일들의 연속이었다. 새 정부가 출범했고 각종 국정현안과 사건들로 조용할 날이 없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정치 전선엔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물론 이런 제 현상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겠지만, 한편으론 그만큼 우리 사회가 역동적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조그마한 회사를 운영하면서 새해 첫날에 계획했던 일들의 반도 이루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현상유지는 한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서민들이나 우리 같은 중소기업인들이 느끼는 경기의 체감 온도는 우리나라 경제현황이 보여주는 지표와는 많은 거리감이 있는 것 같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말 경상수지 누적흑자는 422억 달러로 연말까지 630억 달러 흑자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는 한은이 연초 예측한 경상수지흑자(530억 달러)를 훨씬 초과 달성하는 수치로, 드디어 우리나라가 일본의 경상수지 누적흑자(601억 달러 예상)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9월 말까지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3369억2000만 달러로 브라질에 이어 세계 7위의 수준이라고 한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특히 2008년 미국 발 리먼브라더스 모기지 금융위기로 남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었음에도 우리나라는 이러한 위기를 잘 극복했으며, 국가부채도 GDP대비 46%로 OECD평균 102%보다 낮아 국제신용평가사들로부터 좋은 신용등급을 평가받았다. 그 덕분인지 국내 증시도 바이 코리아(Buy Korea) 바람에 힘입어 연초 1200대이던 코스피지수가 2000대를 넘어섰다.

    그런데 이런 경제지표 상의 나라경제 상황과 중소기업인들이나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 사이에는 심한 괴리감이 있는 것 같다.

    정부에서 입안한 각종 민생법안과 경제활성화 정책들이 입법과정에서 정쟁에 발목을 잡혀 뒷전으로 밀려나 있고, 서민들의 지갑은 갈수록 얇아지는 것 같아 답답한 심정이다. 혹시 우리나라도 20여 년 전 일본이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해 국부가 넘쳐날 때 일본 국민들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삶의 질을 누리고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국부와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이 따로 노는 형국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이처럼 국부가 국민 개개인의 삶에 골고루 배분돼 따뜻한 온기로 체감될 수 있도록 각종 거시·미시적 경제정책들을 신속하게 수립·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민생안정화 대책 강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선택적 복지사회에서 점차 보편적 복지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 있는 우리나라는 세대간, 계층간에 심화된 양극화로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오고 있다. 이는 사회불안을 조장하는 갈등요인으로 증폭돼 국가발전을 가로막고 국민화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따라서 정치권은 소모적 정쟁을 하루 빨리 종식하고 민생 챙기기에 앞장서야 할 것이며, 정부는 점증되는 국제 경제환경의 악화에 대비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대책의 실효성 확보와 함께 국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체감경기의 활성화에 힘써 줄 것을 기대해 본다.

    정영애 금성주강(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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