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8일 (목)
전체메뉴

[경제인칼럼] SOC투자는 일자리요 복지다- 여환부(대한건설협회 경남도회장)

  • 기사입력 : 2013-10-14 11:00:00
  •   



  • 내년도 건설경기 전망이 심상치 않다. 지난 9월 26일 정부가 발표한 2014년 정부예산안을 살펴본 결과 올해 본예산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삭감된 부분이 사회간접자본(SOC)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도로와 철도, 항만, 공항 등 SOC 전 분야에 대한 예산이 올해에 비해 대폭 축소됐다.

    내년 SOC 분야에 편성된 예산은 총 23조2621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24조3024억 원)에 비해 4.3% 축소됐다. 금액으로는 1조403억 원이 감소됐다. 이렇게 삭감된 SOC 예산은 복지투자로 이전될 예정이다. 반면 보건·복지 분야에 편성된 예산은 총 105조8726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에 비해 8.7% 증액됐다. 전체 예산(357조7000억 원)에서 보건·복지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한다. 바야흐로 복지 예산 100조 원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아직 검토 중이지만 경상남도의 예산 역시 정부 예산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전체 세출 예산액 6조9000억 원 가운데 30%에 달하는 2조 원 정도가 보건·복지 분야의 예산 요구액이다. 그만큼 사회복지 등 국고보조사업의 도비 부담분이 증가됐기 때문이다.

    복지정책으로 국가예산 등이 집중되는 이유 중 하나는 정부가 국내건설투자는 이미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산업화 태동기인 지난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집중 투자해왔으며, 이를 통해 현재 필요한 인프라 구성은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제는 SOC 투자가 아닌 복지로 눈을 돌려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힘써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이에 따라 국민의 기초적 삶의 질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은 모든 국민들이 공감하는 바다. 따라서 사회복지 부문에 대한 지출확대는 타당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SOC 투자를 줄여 복지에 투자하는 정책이 과연 얼마만큼의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한때 SOC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선진국들이 정책기조를 바꾸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 일이 아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일본·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은 최근 일자리 창출과 국가경쟁력 확대를 위해 SOC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노후 인프라의 개선과 재해 방지 등 질적 투자에 힘쓰고 있다. 미국은‘복구 및 재투자법’을 통해 2009년 이후 현재까지 1500억 달러를 투자했고, 영국은‘국가인프라계획’을 통해 2015년까지 2000억 파운드를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프랑스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철도부문에만 57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며, 일본 역시‘국토강인화계획’을 통해 향후 10년간 200조 엔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주요국들이 SOC투자의 국가경제 활성화에 대한 효용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SOC투자가 단순히 생산설비 확충의 개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과 직업능력 개발을 통한 실직자의 노동시장 참여 및 이를 통한 자립·자활을 도모해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제에까지 이바지할 수 있는 구조를 확립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도·농 간의 생활격차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그나마 편의시설이 많다고 하는 도시에 사는 국민 역시 도로 위에서 상습정체에 시달리고 있으며,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도시공원 역시 지친 도시민의 피로를 풀어주기엔 역부족이다. 아직도 재해·재난 예방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며, 기존에 건설한 인프라의 노후화로 인한 안전도 제고 및 업그레이드 역시 시급한 시점이다.

    SOC투자는 단기간에 공급할 수 있는 재화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더 이상 SOC 투자에 대한 인식을 복지의 대척점이 아닌 생산적 복지 및 생활 밀착형 인프라 구축으로의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SOC 투자는 국민 개개인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지 않는 대신 모든 이에게 차별 없이 주어져 생활을 편리하게 한다. 복지의 외연을 넓혀 본다면 SOC 투자는 가장 실질적이며 지속적인 복지수단이다. 신규 SOC사업 대한 발굴로 서민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야말로 영유아 보육료 지원, 무상급식 확대, 기초연금 확충만큼이나 중요하다. 사회복지 투자가 당장의 복지라면 SOC투자는 경제활동의 원동력이자 미래를 위한 복지다.

    여환부 대한건설협회 경남도회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