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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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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도내 조선산업의 현재와 미래- 송부용(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한국지역경제학회장)

  • 기사입력 : 2013-09-1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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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서열 13위에 세계 조선업계 5위를 점하던 stx조선의 위기로 도내 경기와 산업계 전반이 추석 대목을 앞두고 어수선하다.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조선부문은 특히 세계경기 여파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시작된 세계경제 위기는 2000년대 들어 IT부문의 괄목할 만한 발전에서 출발해 호황으로 들어섬으로써 조선업도 덩달아 성장하기에 이른다.

    그러한 성장세도 잠시, 2008년을 전후로 미국경제의 침체와 유럽 각국의 재정난이 도화선 되어 세계는 장기침체기에 들어서고 수출입 물동량의 감소는 그대로 조선업에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선박의 생애주기(life cycle)인 선령(船齡)상 2010년을 전후로 한 5~6년 동안은 발주량이 현저하게 감소하게 된다.

    이번 stx 위기는 그룹 내부는 물론 외부의 관련 기업들과 도민들로서는 힘들겠지만 오히려 큰 교훈과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stx는 물론 다른 기업들에게도 타산지석의 귀감이 될 것으로 믿는다.

    첫째, 산업별 경기순환을 잘 읽어야 한다. 배가 건조돼 고유임무를 띤 채 항해를 시작한 후 수명이 다할 때까지의 나이(선령)를 대략 15년에서 20년 정도로 간주한다. 조선업이 수년 동안 활황이었다면 이후 어느 시점부터 일정 기간 동안은 대형 선사나 선주들이 발주를 줄이게 됨을 유추할 수 있다.

    둘째, 경기의 변동과 내용, 속도와 지속기간을 예측·반영해야 한다. 세계경기 침체가 가중되면 교역량과 에너지 사용량이 낮아지고 상선이나 유조선 발주량도 줄어들게 된다. 경기침체는 어느 때건 있어 왔고 그 여파는 조선부문에 그대로 미치지만, 선박의 건조기간이 있기 때문에 2~3년 정도의 경기하락은 산업 전체에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2008년부터 미국과 유럽 각국의 동반 경기침체의 장기화라는 것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기에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유사 업종의 타 기업들과 확연히 대비된다면 세계경기 예측에 실패했다고 판단 가능한 대목이다.

    셋째, 투자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투자 스케줄이 따라야 한다. 특히 산업화 시기도 아닌 정보화, 첨단화의 지식기반 시대에 해외투자나 대규모로 투자할 때는 임기응변식이거나 소위 감(感)에 의존해서는 곤란하다. 어느 정도의 능력과 영업시황을 제시하면 투자자 구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래서인지 짧은 기간 동안 국내외에 많은 투자를 감행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넷째, 중국 투자는 더더욱 철저한 분석과 상당 기간의 미래예측이 수반돼야 한다. 생산의 경우 원료조달, 노동수급, 임금체계, 협력업체 확보는 물론 법률과 제도 등과 같은 주변 환경과 함께, 중국내 내수시장은 물론 우리나라나 여타의 수출시장까지도 분석과 판단이 따라야 한다. 중국에서의 생산 환경은 다수의 중소기업군들과의 협업이 여의치 못할 경우 부품생산에서 최종 가공과 조립 단계까지 전체 임직원을 해당 기업이 채용하고 떠맡아야 한다. 호황일 때는 문제가 덜하겠지만 경기 위축 시엔 엄청난 부담이 되는데, 그러한 부담을 몇 년 동안 안고 있었다는 점에서 또한 반면교사(反面敎師)의 교훈을 얻게 된다.

    끝으로, 세계 환경변화와 경기순환 및 산업변화에 대응해 기업 내부의 유연성과 원활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구조조정이 더디고 미뤄진 채 여전히 조선부문이 절대량을 차지한다는 것은 유연적 구조조정과 관련된다. 조선업은 선령상으로나 경기회복 전망으로 봐도 두어 해는 지나야 궤도에 올라 설 전망이다. 경기침체기나 위기상황 하에서는 기술축적이 최선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큰 해양플랜트로의 전환으로 복합생산 체계화가 바람직하다 하겠다.

    송부용(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한국지역경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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