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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 이야기] 광동제약과 최수부

  • 기사입력 : 2013-08-0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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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력 1936년 1월 10일생. 간지(干支)를 보니 을해(乙亥)년, 기축(己丑)월, 갑인(甲寅)일이다. 튼튼한 나무(木)가 한겨울 꽁꽁 언 땅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사주다.

    대운(大運)을 보아도 그리 순탄치 않은 흐름이라 고생깨나 했겠구나 짐작이 간다. 하지만 타고난 재물의 그릇은 작은 것이 아니니 운(運)만 제대로 만나면 부자 팔자라.

    얼마 전 타계한 광동제약 최수부(崔秀夫) 회장의 사주를 보니 이러하다. 甲寅 일생은 큰 나무와 같아서 곧고 위로 치솟아 오르려는 성질을 지녔다.

    그러니 ‘최씨 고집’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옆을 보지 않고 한 우물을 파서 성공한 케이스다.

    많은 창업 1세대가 그러하듯이 초등학교 4학년 중퇴가 전부인 최 회장 또한 성공하기까지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아버지가 병으로 쓰러지고, 제대로 먹지 못한 다섯 살 막내가 감기 끝에 죽게 되는 때부터 열두 살 최수부는 여덟 식구의 생계를 책임진 소년가장이었다.

    하지만 그는 “나는 모든 것을 그냥 내 운명이려니 하고 받아들였다”고 했다. 甲寅답게 뚝심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것이다.

    최 회장의 자서전 ‘뚝심경영’을 읽다 보니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있다. ‘광동제약’이라는 회사의 이름에 얽힌 일화다.

    최 회장이 광화문에 있는 이름난 작명가에 가서 작명을 의뢰했더니 ‘廣東’ ‘넓을 광, 동녘 동’이라고 지어서 주더란다.

    그 작명가의 말이 “한약재의 본거지는 중국이고 중국에서도 가장 큰 성이 광동성이다. 광동성은 예로부터 한약재가 많이 나기로 유명하다. 그러니 광동이란 이름이 좋다”, 그래서 광동제약이 되었다고 한다.

    처음엔 공산주의 국가 지명을 따왔다며 부정적인 인상도 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중국에는 광동성, 대한민국에는 광동제약, 멋지다고 생각했다.

    2000년부터 본격화한 중국 진출에 회사 이름도 한몫을 했다고 하니 그 작명가는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있었나 보다.

    최 회장은 겨울 태생이라 한랭 (寒冷)한 기운이 강하다. 그러니 사명(社名)은 따뜻한 발음이 나는 것으로 지어야 음양의 균형이 맞아진다. ‘광동’은 따뜻한 기운인 木, 火의 발음오행을 가졌다. 탁월한 선택을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廣東’이라는 한자의 획수를 보면 廣이 15획, 東이 8획 합해서 23획인데, 23획은 하도낙서(河圖洛書)에서 기원한 81수 길흉(吉凶)을 봐도 ‘공명격 개화만발지상(功名格 開花滿發之像)’이다.

    이 격은 ‘발달된 이지(理智)와 풍후(豊厚)한 감정은 명랑 쾌활하고 적극적이다. 지인용(智仁勇) 삼덕(三德)을 구비했고 권위와 세력이 왕성하므로, 미천한 데서 출발해 고관대작에 이르는 수이다. 사물처리에 민첩하고 대업을 성공시키는 위대성이 있으므로 만인의 존경을 받는다’고 해석한다.

    또한 이 23획과 崔-11, 秀-7, 夫-4의 획수 합인 22획을 더해서 나오는 수인 45획은 ‘대지격 일월광명지상(大智格 日月光明之像)’으로서 ‘천하에 보기 드문 경륜재사(經綸才士)로 지덕을 겸비해 대지 대업을 성취하니, 그 명성과 영예가 일세를 풍미한다. 특히 뛰어난 선견지명은 만인의 사표가 되어 지도자적 위치에서 부귀를 누린다’고 하는 수이다.

    이 세상에서 모든 것은 이름으로부터 시작되고, 모든 것은 이름으로부터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네이밍(Naming)은 사람이나 물건이나 회사 모두에게 중요하다.

    최 회장도 사주에서 부족한 부분을 회사 이름으로 보강해 스스로 격(格)을 한 단계 끌어 올리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역학연구가·정연태이름연구소 www.jname.kr (☏ 263-3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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