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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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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섭의 커피 이야기 (3) 커피 감별사 ‘큐그레이더’ ‘알그레이더’

  • 기사입력 : 2013-07-12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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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초 한국고용정보원은 우리 사회가 환경·기술·감성 중심의 사회로 변화하면서 최근 5년간 등장한 신생·이색 직업 33개를 선정해 발표했는데 그중에 ‘큐그레이더(Q-grader)’란 직종이 포함돼 있었다. 큐그레이더란 말은 일반인에게는 생소하겠지만 커피 분야에 종사하거나 커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미 익숙해진 용어다.

    커피 품종은 크게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 커피로 나뉘는데 아라비카 커피 품질의 등급을 정하는 커피 감별사 또는 커피 감정사가 바로 큐그레이더이다. 큐그레이더는 커피가 가진 향미와 특성을 정량화해 점수를 매기고 등급을 구분하는데, 그 등급은 Commercial급과 Specialty급 그리고 보다 뛰어난 향미를 가진 COE 등급이다. 아직은 큐그레이더에 비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로부스타 커피’의 등급을 감별하는 커피감정사는 ‘알그레이더(R-grader)’라고 부른다.

    큐그레이더와 알그레이더 자격증은 미국 스페셜티 커피협회인 SCAA와 커피품질연구소인 미국 CQI가 주관하는 시험을 통과하는 경우 취득할 수 있다. 시험과목은 생두 및 원두 감별부터 단맛, 신맛, 짠맛 등을 구별하는 Sensory 시험, 커피가 가진 유기산을 찾아내는 Organic Matching Pairs, 커피의 향을 파악하는 Olfactory 시험, 커피의 향미를 파악해 점수를 매기는 Cupping 시험 등 총 22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큐그레이더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는 미국으로 가야 했지만 2011년부터 한국에서도 교육과 시험이 가능하게 됐으며 2012년 말부터 창원에도 SCAA 공식 인증 시험센터가 개설됐다.

    국내 큐그레이더 수가 이미 100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되고 있고 전 세계 큐그레이더 절반 이상이 한국인이라고 한다. 2004년부터 큐그레이더 교육과 시험을 시작한 일본과 비교해 이러한 수적인 증가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지만, 우리나라 커피 시장의 질적 향상과 커피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며 우리나라 커피 산업이 앞으로 일본을 추월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수적인 증가는 커피 맛을 분별할 수 있는 소비자가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커피 시장의 질적 향상이 더욱 가속화되게 마련이고 커피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와인 감별사라 불리는 소믈리에가 전문 분야로 자리 잡고 있고 많이 알려져 있듯이, 큐그레이더와 알그레이더 또한 커피숍이나 카페 등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직업인으로 곧 일반화되리라 본다. 그리고 이와 함께 커피맛을 구별하는 일반 소비자가 계속 늘어감에 따라 자기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골라 먹는 커피 시장의 변화가 본격화되리라 확신한다.

    (창원스페셜티커피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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