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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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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여름에 만난 물총새

물속으로 부리를 내리꽂는다
총알처럼 빠른 날쌘 사냥꾼
새파란 여름 물고 날아오른다

  • 기사입력 : 2013-06-2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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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 의창구 동읍의 작은 하천에서 물총새가 물고기를 잡기 위해 물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셔터속도를 1/2000초로 해서 촬영했지만 물총새가 정지된 모습으로 찍히지 않았다.
     
    물총새가 물속에서 물고기를 사냥하고 있다. 물속 사냥 장면을 찍기 위해 물총새가 다니는 길목에 어항을 설치한 후 한달 만에 촬영을 했다. /사진촬영 협조 = 주남저수지를 담는 사람들(http://jnstory.com)/













    ‘찌잇쯔’. 맑고 경쾌한 소리가 들린 후 물이 첨벙거린다. 물속에서 나오는 푸른색 작은 새의 부리에 물고기가 물려 있다.

    물총새가 물고기 사냥에 성공한 것이다.

    물총새는 모습이 아름다워 비취옥 같다 하여 비조(翡鳥)라 부른다.

    겉모습과 달리 선조들은 어호(魚虎, 물고기 잡는 호랑이)라 불렀고 서양인들은 킹피셔(Kingfisher)라고 한다.

    물고기에게 가장 무서운 대상이다.

    물총새가 물고기를 낚아채는 순간은 카메라 셔터 속도를 1/2000초로 해도 뚜렷하게 정지된 모습을 담을 수가 없다.

    얼마나 재빠른지를 보여주는 물리적인 수치다.

    또한 초당 11장을 담을 수 있는 성능 좋은 카메라로 연속촬영을 해도 고작 한두 프레임에만 들어온다. 잠시라도 긴장을 푸는 순간 프레임에는 물총새가 남기고 간 바람의 흔적만 남는다.

    그야말로 ‘날쌘돌이’다. 몸길이가 17㎝ 정도라 초망원렌즈인 600㎜로도 최소 10m 이내에서 포착해야 어느 정도의 디테일이 확보된다.

    물총새의 예민함은 셔터 소리마저도 경계의 대상이다. 하지만 화려한 비취색의 옷을 입고 고난도 기술로 다이빙하듯 물속으로 내리꽂는 물총새는 매력 만점이다.

    그래서 조류도감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고 새를 관찰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새 중의 한 종인 것 같다.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물총새가 다니는 길목에 설치한 작은 위장막에서 물총새의 매력에 흠뻑 빠져 어느새 하루가 저문다.

    글·사진 = 김승권 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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