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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문화기획/ 경남메세나 5년 성과·과제

결연팀·지원금 급성장… 대기업 참여 확대 과제

  • 기사입력 : 2013-06-1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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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호산업개발 결연단체인 사당 청산유수의 의령읍민체육대회 전야제 행사 공연.
    경남은행 본점 로비에서 열린 2012년 메세나 결연대회.
     

    경남메세나협의회 중심의 조직적인 지역 메세나 운동이 5년을 넘어섰다.

    경남메세나협의회(회장 박영빈 경남은행장)는 ‘기업과 예술의 아름다운 동행’을 기치로 지난 2008년부터 사업을 전개해 그동안 지역문화예술 발전은 물론 도민들의 문화예술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주력했다.

    특히 딱딱하고 획일적인 기업체에 문화·예술을 접목, 부드럽고 다양성이 가능한 새로운 기업문화를 창출하는데도 큰 몫을 했다.

    경남메세나협의회는 짧은 기간 동안 문화·예술단체와 기업 간 결연팀 수를 늘린 양적 성장 외에도 기업에게는 문화예술 지원을 통한 사회적 공헌 롤모델을 제시했고,

    문화·예술단체에는 왕성한 창작·활동 에너지를 불어넣는 성과를 거뒀다. 그동안의 성과와 현황을 살펴보고 지역 메세나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 등을 짚어봤다.

    메세나 운동은 기업이 결연한 문화·예술단체를 지원하고, 여기에 경남도와 메세나협의회가 매칭펀드를 보태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업비·결연팀 계속 늘어나

    경남메세나협의회 사업비는 첫해인 2008년 10억3000만 원으로 시작했다. 이후 2009년 13억2100만 원, 2010년 14억1000만 원, 2011년 18억7600만 원, 2012년 22억5800만 원으로 계속해서 증가했다. 2013년에는 23억5800만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회원 수도 설립 연도인 2007년 79개 기관이던 것이 이듬해 156개로 급증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늘어 지난해 말 기준 195개에 이르고 있다.

    회원기업과 문화예술단체의 결연 현황을 보면 2007년 10개의 결연팀으로 시작해 2012년에는 81개로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세에 힘입어 협의회는 올해 100팀의 결연을 목표로 정했는데, 현재 80여 개 팀 결연이 확정돼 하반기 중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연팀 지원금 현황은 2008년 7억6800만 원(중소기업·도보조금 각 2억7000만 원, 대기업 2억2800만 원)에서 2012년에는 18억600만 원(대기업 3억9400만 원, 중소기업 7억5400만 원, 협의회 5800만 원, 도보조금 6억 원)으로 불어났다.



    ◆기업, 현물·현금지원이 대부분 “메세나지원법 제정되면 지원 확대”

    경남발전연구원 한상우 박사가 메세나 기업과 수혜 예술단체의 효과·성과를 분석하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양음악 분야 지원이 21.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술·전시 15.2%, 문화예술교육 13%, 국악 지원이 11%로 나타났다,

    기업의 지원유형은 현물 및 현금이 92.3%로 압도적이었고, 지원액수는 적게는 100만 원, 많게는 6억 원으로 조사됐다. 현금·현물 지원 기업 중 500만~1000만 원이 37.5%로 가장 많았고, 2000만 원 초과(16.7%)가 뒤를 이었다.

    기업들이 메세나 운동에 참여하는 가장 큰 목적은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라는 답변이 95% 이상을 차지했고, 이들 기업의 57%가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활동 지원 또는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사업에 지원을 집중하고 있었다.

    기업이 결연 대상을 선정하는데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기업문화예술 지원 목적 및 기업 이미지와의 적합성’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기업이 문화예술단체를 지원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문화예술가 및 문화예술 단체에 대한 정보 부족’, 이어 ‘사내의 문화예술지원 활동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의 70% 정도는 현재 추진 중인 메세나지원법이 제정돼 세액 공제혜택 등 인센티브가 늘어나면 지원을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 메세나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이 밖에 메세나 참여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평판이 개선됐고, 차별적인 고객 관리와 브랜드 이미지 창출 기여, 직원 간 관계 향상과 사기 진작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문화예술단체 “메세나 지원, 운영에 큰 도움”

    이번 설문조사에서 문화예술단체 대부분(75.8%)은 결연기업과의 상호 동반자 관계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보통이다’는 18.2%, ‘아니다’는 부정적인 의견은 3%에 그쳤다.

    이들 예술단체가 결연기업에 주는 혜택으로는 ‘결연기업 홍보’가 38.7%, ‘공연(전시) 초대권 제공’ 25.3%,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운영’ 14.7%, ‘찾아가는 사내공연 제공’ 13.3% 등으로 조사됐다.

    지원받는 형태는 현물·현금이 90%를 넘었는데, 2000만 원 이상 단체가 25.8%, 500만~1000만 원 19.4%, 1000만~1500만 원과 1500만~2000만 원 이하가 각각 12.9%로 나타났다.

    이들 단체는 지원 수혜금의 효율성 여부에 대해 97%가 도움이 된다고 밝혔는데, 이 중 ‘절대적인 도움이 된다’가 54.6%, ‘많은 도움이 된다’ 30.3%, ‘그럭저럭 도움이 된다’ 12.1% 등으로 집계됐다.

    또 지원을 통해 ‘운영 실적 및 공연, 전시활동 활성화’(42.4%)를 가장 큰 혜택으로 꼽았고, ‘문화예술관련 활동 사업화 도모’(36.3%)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다.

    한편 예술단체들은 지원 우선 순위에 관해 ‘운영환경이 미약하지만 열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경남의 자생단체’를 39.5%로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33.3%는 ‘보유 콘텐츠가 훌륭하지만 타기관·기업의 도움 없이는 활성화가 어려운 단체’를 지목했다.



    ◆대기업 참여 확대 위한 지역사회 노력 필요

    그동안 지역 메세나 운동은 회원 수와 사업금액, 결연팀 증가 등 왕성한 활동력을 보인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하지만 중소기업 회원은 급증한 반면, 지역 내 대기업의 참여는 상대적으로 적어 개선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현재 메세나에 참여 중인 도내 대기업은 경남은행과 STX조선해양, 무림페이퍼 등 3개사에 불과하다.

    특히 대기업 회원들은 결연팀 수도 많을 뿐더러 지원 규모도 커 영세한 지역 문화예술단체의 운영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경남메세나협의회 박덕운 전무는 “대기업 참여가 저조한 이유는 문화예술관련 지원 결정권을 서울에 소재한 본사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며 “혹 지원 권한이 있어도 예산이 극히 제한적인 것도 이유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해결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울산의 경우 현대중공업, 현대차, SK, S-oil, 울산항만공사 등 대기업군이 지역 문화예술단체와 결연, 활발한 지원을 하고 있다.

    박 전무는 “지자체와 대기업이 문화예술 지원이 곧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인식을 갖고, 함께 머리를 맞대 거둔 성과로 알고 있다. 우리 지역도 이 같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메세나 지원의 영속성과 지원 규모 확대를 위해 기업이 메세나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구조적인 변화도 지적됐다. 단순한 목적의 지원으로 이룬 ‘반짝 성과’로는 기업체의 안정적인 지원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 없는 지역 예술단체 지원책 강구… 예술단체는 질적 향상 꾀해야

    기업체가 없는 시·군지역의 예술단체 지원도 시급하다. 이를 위해 예외를 두더라도 결연 지원금의 상·하한 규정을 유연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현재 결연 지원 하한액은 500만 원, 상한액은 2500만 원이다. 상한액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하한금액이 높게 책정돼 있어 500만 원 이하 지원이 불가능하게 돼 있다.

    하지만 시·군 예술단체는 당장 100만 원이 아쉬운 상황인 만큼, 하한액 재조정을 통해 보다 많은 단체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업메세나 활성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문화예술후원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도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 이와 함께 수혜자인 예술단체도 창의성을 높이고 공연 수준을 끌어올리려는 고민을 해야 한다.

    우리 지역 메세나 운동을 이끌고 있는 경남메세나협의회도 위상과 역할을 제고할 필요가 있는데, 계획 중인 세계메세나대회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회원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문재 기자 mj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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