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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창조경영, 바로 우리 옆에 해답이 있다- 최충경(창원상공회의소 회장)

  • 기사입력 : 2013-06-0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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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말 카타르 도하에서는 제8차 세계상공회의소 총회(WCC)가 있었다. 필자는 대한민국 상의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이 총회에 참석한 바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모두를 위한 기회’라는 주제 아래 8개 세션으로 회의가 진행됐다. 총회 기간 동안 높아진 우리나라 경제의 위상에 가슴 뿌듯했다. 특히 두바이 방문시 삼성물산이 시공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는 우리 일행을 우쭐하게 했다.

    또 한편으로 이번 총회는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 국가들의 거센 도전을 절절히 느끼는 자리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제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아닌 가치경쟁력으로, 곧 창조경영으로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2006년에 우리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주)무학은 16.9도 저도주 ‘좋은데이’를 출시했다. 당시 이 브랜드의 출시는 소주시장에 꽤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브랜드 이름도 그랬지만 그 당시로는 파격적인 17도 이하의 저도주를 지방 주조업체가 처음으로 출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소주업계는 진로와 두산주류의 양강 구도에 지방 소주업체가 분할하는 시장 구조였다. 무학의 시장점유율은 5% 남짓했고, 보수성이 강한 소주시장에서 무학이 이러한 시장 구조를 뛰어넘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무학은 소주시장 프레임을 바꾸는 17도 이하 순한 소주 ‘좋은데이’를 선보이며,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저도주, 순한 소주 시대를 열었다.

    2007년 판매량 1280만 병에서 지난해 3억3600만 병으로 5년 만에 26배가 넘게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무학은 너무나 높아 보이던 쟁쟁한 소주사들을 넘어서며 지난해 진로하이트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무학의 성공 비결은 타 브랜드와 차별화된 제품 그리고 발상의 전환, 즉 창조경영이 아닐까?

    또 창조경영의 모범사례로 실내골프의 대명사 ‘골프존’이라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기존 골프에 IT와 문화를 결합했다. 새로운 공간과 상품, 서비스를 창출해 실내에서 골프를 즐기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 것이다. 2011년도 코스닥 상장 시 이 ‘골프존’은 산업분류 논쟁을 일으키며 새로운 업종을 만들어낸 사례로도 유명하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창조경영의 사례가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경영혁신, 지식경영, 창조경영을 말할 때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나 애플의 ‘스티브 잡스’ 그리고 페이스북의 ‘마커 주커버커’를 떠올리거나 인용한다.

    물론 이들이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은 기업과 CEO임은 틀림없지만 왠지 우리 일상과는 멀어 보인다. 그러나 창조경영은 우리 주변 곳곳에, 바로 우리 옆에 있으며 가치를 더하는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창조경영을 위해서는 기업과 CEO 역할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획일성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원칙과 다른 의견들은 묵살당하기가 다반사다. 실패의 경험을 자산화하기보다는 응징의 결과물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패를 과감히 수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절실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패자부활을 뒷받침하는 문화, 이러한 문화가 있을 때만이 창조경영도 싹트고 창조 경제도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창조경제의 근간이 사람과 R&D에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우리 중소·중견기업들도 이제는 공장부지나 건물 등 하드웨어적 요소를 확대하는 데 기울이던 노력을 인재양성, 복지후생의 확대 등 사람에 대한 투자, R&D와 소프트웨어적인 부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국내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우리 경제인들의 분발이 더더욱 요구되는 때이다. 우리 지역 중소·중견기업들이 창조경영을 통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희망해 본다.

    최충경(창원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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