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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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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만조-집중호우 겹친 마산만을 가다

“출렁이는 바닷물에 가슴 철렁”
상인들, 하늘 바라보며 한숨만
비만 오면 저지대 단골 침수

  • 기사입력 : 2013-05-2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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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 오전 10시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성동 마산수협 공판장 일대가 만조시간(오전 10시 59분)이 가까워지면서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져 있다.


    28일 오전 10시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성동 마산수협 공판장.

    하역작업을 하던 어부들이 번갈아 가며 해수면 수위를 점검하고 있었다. 20~30분 동안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다 잦아들기를 반복하는 게릴라성 폭우 때문에 물이 갑자기 불었기 때문이다. 특히 만조시간(오전 10시 59분)이 가까워지면서 바닷물은 육지 쪽으로 빠르게 쓸려왔다가 빠지길 반복했다.

    어부들은 “오늘 상당히 수위가 높다”며 “이 일대는 비가 많이 왔다 하면 잠기는 곳이다. 바닷물은 밀고 들어오고 빗물은 빠지지 않는데 별다른 수가 있느냐”고 푸념했다.

    비슷한 시각 인근 마산수협 위판장 중매업소. 3~4곳의 가게 내부에도 발목 높이까지 물이 들어차 상인들이 바가지로 물을 퍼내고 있었다.

    상인 송광남(64·여) 씨는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은 연례행사처럼 물이 찬다”며 “지금은 비가 내렸다가 줄어들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곧 빠지겠지만 장마나 태풍 때는 이 일대가 대책 없이 물에 잠긴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송 씨는 “오늘 같은 날이면 하늘과 바다만 쳐다보면서 출렁출렁하는 바닷물에 가슴 졸인다”면서 “수문으로 막고 물을 뺀다고 하지만 안심할 수 없어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날 만조시간은 오전 10시 59분으로 수위가 168㎝를 기록했고 10시 30분께는 수위가 180㎝ 이상 높게 차올랐다.

    이날 창원에는 최고 35.6㎜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마산수협 공판장을 비롯한 저지대 일부에 물이 들어차자 상인들은 다가올 장마와 태풍에 대한 걱정뿐이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마산만은 80%가 매립지다 보니 배수 능력이 떨어진다. 바닷물이 예전에 바다였던 지대를 밀고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시가지 내 하수관을 통해 역류하는 빗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는 것이 침수의 원인이다”고 지적했다.

    창원시는 수문을 막아 바닷물 역류를 막고 육지에 찬 빗물을 빼내는 방식으로 침수를 막는다. 수위가 180㎝를 넘으면 배수관과 연결된 3개의 수문을 닫아 바닷물 역류를 막도록 했다. 또 내륙에서 모아진 빗물은 신포동의 구항 매립지 배수펌프장으로 유인해 바다로 빼낸다.

    창원시 관계자는 “오늘 오전 10시 30분에서 11시 사이 만조와 집중호우가 겹치면서 수위가 급격히 올라 수문을 닫았다”며 “하지만 침수문제를 세세하게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해양항만청 관계자는 “만조시 비가 많이 오면 어쩔 수 없이 물이 들어온다. 천재지변을 어떻게 인력으로 막을 수 있겠느냐”며 책임 있는 답변을 제시하지 못했다.

    글·사진=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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