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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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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벙어리 냉가슴’- 김찬모((주)부경 사장)

  • 기사입력 : 2013-04-0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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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벙어리 냉가슴’은 우리나라 속담에 흔히 쓰여진 말이긴 하지만 농아인들에게 잘못 비쳐질까 조심스럽게 쓰고 싶습니다. 원래 이 말의 뜻은 결혼 정년기가 되어 연애와 출가를 해야 되는 청춘남녀가 자신의 간절한 사랑과 마음을 전하고 싶어도 함부로 표현하지 못하는 데 빗대어 나온 우리나라 오랜 속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손톱 밑 가시 뽑기’가 한창 빛을 발하고, 어떤 것들은 우리와는 상관없지만 내 속이 다 후련해지기도 합니다. 우리 국민이 각자가 다 처해진 환경이 제각각이니 만사형통이 하루 만에 다 안 되겠지만 하나둘 해결해 가다 보면 태산도 움직이리라 봅니다.

    지난 3월 20일 경남지방중소기업청장의 ‘청년일자리는 중소기업이 감당해야 한다’는 경남신문 시론을 정독하면서 감사한 마음을 깊이 새겼습니다.

    평소 투철한 직업관을 떠나 중소기업인의 모임과 문제가 있는 곳에 편한 차림과 꾸밈없고 정성어린 말씀으로 우리 중소기업인들을 격려해 주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우리 중소기업인들에게 청년들을 부탁하는 그 심정을 우리들은 알고 있습니다. 내 딸아들 누군들 대기업이라는 좋은 직장에 보내고 싶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정말 그 기업들은 문턱이 낙타 타고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그럴 것이고 또한 중소기업 구인, 구직의 불균형을 갑갑하게 생각되어서 하시는 말씀이리라 사료됩니다.

    저는 ‘순망치한’, ‘동반성장’, ‘진퇴양난’ 등의 제목으로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과 구인, 구직에 대해 기고를 한 바 있고 특강을 통해서도 이에 대해 여러 차례 하소연을 했습니다.

    우리 중소기업은 그 환경이 열악하지만 얼마든지 우리 후배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자세가 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실업청년들도 생각과 자세를 다시 한 번 바꾸어 줘라는 당부를 차제에 하고 싶으며, 또한 이 점은 우리 부모님들의 결단도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제 자식이지만 젊어서 고생 사서도 한다는 옛 선인들의 충고가 있습니다. 어느 갑부든 대부분 젊어서 여러 가지 경험과 고생 끝에 꿈을 이루어 왔다고 봅니다. 비록 중소기업이 환경과 복지가 열악하지만 다재다능한 자기 개발과 스스로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자립할 수 있는 최고의 장점도 있습니다.

    그 반면 대기업에서는 어느 정도 복지 환경과 경제적으로는 좋겠지만 그 푸근함에 물들어 안락하면 눈치경쟁을 심하게 해야 하는 현실 감옥이 있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 중소기업은 구인도 필요하지만 대기업에서 일감도 줘야 하며 대기업은 생산성에 비해 높은 인건비는 경쟁력을 상실하게 합니다.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대기업의 제품들은 과감히 중소기업으로 이관하여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대기업은 더 높은 기술경쟁력 사업을 위해 과감히 투자해야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인건비 비율이 2~3배로 격차가 더욱 벌어져 있으며, 그만큼 국제 경쟁력은 취약해졌고 그 경쟁력 일부를 중소기업에서 안아줘야 하는 현실에서 불거지는 것들이 실업률 증가, 중소기업의 일감 부족, 국제 경쟁력 상실로 이어지는 것이라 봅니다.

    왜 비싸게 물건을 만들어 팔려고 하는지? 중소기업에서는 반값의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 수 있는데….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상생이라는 것은 대기업의 전략품목을 과감히 중소기업으로 이전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를 줄여 나가는 것이 그 해법입니다. 그래서 우리 중소기업들은 청년 일자리를 감당해야 합니다.

    난 벙어리 냉가슴이 되기 싫습니다. 단가 후려치기라는 말은 없어져야 하며, 손톱 밑 가시 뽑기가 아닌 중소기업 사장들 가슴에 박힌 대못을 뽑아 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김찬모((주)부경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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