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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문화기획] 창동예술촌 어떻게 살려야 하나

문예창작 지원? 창동상권 활성화? 예술촌 정체성부터 찾자

  • 기사입력 : 2013-02-0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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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찾는 사람이 적어 한산한 창동예술촌.
    창동예술촌에 있는 설치미술작품.
    지난달 31일 열린 ‘창동예술촌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고승하 경남민예총 회장이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침체된 창동 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5월 개장한 창동예술촌은 많은 시민들과 예술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마산 원도심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 사업은 하지만 그동안 운영 미숙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

    정체성의 문제도 거론된다. ‘창작 지원’인지 ‘창동상권 활성화’인지 불분명하다.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으면 향후 발전방향을 가늠할 수 없다.

    이에 마산예총은 지난달 31일 창동예술소극장에서 창동 빈점포 활용 골목가꾸기사업 ‘창동예술촌’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마련했다.

    이날 토론회는 황무현 마산대학 교수가 발제했으며, 조용식 경남상인회장·고승하 경남민예총 회장·김상문 경남미협회장·최성봉 마산연극협회장이 토론자로 나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그동안 노출된 문제점에 대해 짚어 보고 활성화 방안을 제시해본다.



    ◆운영주체 없이 표류

    2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 5월 개장한 창동예술촌은 ‘마산 예술흔적 골목’, ‘에꼴 드 창동 골목’, ‘문신 예술 골목’ 등 3개 테마거리로 나눠 예술체험 및 소품상점, 작업실, 전시공간, 헌책방 등 52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공모를 통해 포유커뮤니케이션(총괄기획자 문장철)이 운영자로 낙찰돼 1년간 운영했으나 내부 갈등, 운영 미숙 등으로 지난해 12월 14일 창원시가 연장계약 승인을 하지 않아 현재 운영주체가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창원시는 입주작가 46명으로 구성된 (사)창동예술촌(대표 박미)에 운영을 맡기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사)창동예술촌은 지난달 25일 출범식을 가졌다.



    ◆관 주도사업의 태생적 문제점

    창동예술촌이 개장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당초 조성 목적과 달리 창동상권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국에 내놓아도 될 만한 차별화된 예술촌 위상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 초기엔 홍보 덕에 개인점포가 속속 들어와 활기가 도는 듯했지만 현재는 철수하는 점포가 생기고 있다. 콘텐츠와 운영 전문성 부족으로 사람들이 찾지 않아 생기를 잃은 예전의 상태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창동 빈점포 활용 골목 가꾸기사업은 단지 2년 기간의 테스트 베드(Test bed·시험무대) 시뮬레이션일 뿐인데, 많은 사람들이 대규모 도시재생사업에 앞서 2년 정도 리서치하는 사업으로 잘못 알고 있다.

    즉, 창원시 도시재생과의 원도심 공동화 타개책의 일환으로 예술촌이 만들어진 것이다. 예술촌을 만들어서 공동화된 도심을 재생시킨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성공한 예술촌은 주민들이 나서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관 주도하의 공모사업은 기본적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다. 창동예술촌도 관 주도 사업이 안고 있는 보통의 문제점과 태생적 문제점을 함께 안고 있다.

    계약 관계에 있어 창원시가 점포를 임대했으며, 포유커뮤니케이션이 공모를 통해 입주자를 모집하고 계약했다. 현재 계약 당사자 일방이 없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이 파생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리 조성에 지원금 대부분이 투자돼 입주작가들에 대한 지원이 미흡한 실정이다. 50대 점포당 대략 20만 원씩, 한 달에 1000만 원이 지원될 뿐이다. 2년이라는 한시적인 기간임에도 리모델링비(시설개선비)를 입주작가들이 부담했다.

    예술촌의 정체성이 정립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창작 지원’인지 ‘창동상권 활성화’인지 불분명하다. 창작 지원으로 보기엔 점포 공간이 협소해 창작을 할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 창동예술촌 골목을 왕래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상권 활성화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입주작가를 선정할 때 지역을 고려하지 않아 정작 마산을 대표하는 예술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작가들은 출퇴근 문제로 상주해 있는 시간이 적고, 아예 문을 열지 않는 점포도 있어 찾는 이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현재 운영주체가 없어져 마케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창동예술촌에 대해 끊임없이 모니터링과 점검을 해야 할 창원시는 사실상 방기하고 있다.



    ◆발전방안 논의 거시기구 필요

    창동예술촌의 미래를 위해서 우선은 거시적인 운영기구가 필요해 보인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창동예술촌의 미래를 논의하고 운영해 창동예술촌 이름에 걸맞은 체제와 주인의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중·장기적인 계획으로는 창동 주택지의 확보를 통해 입주작가들의 주거와 창작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 작은 공간들은 아트마켓으로 전환해야 하고,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창동 빈점포 활용 골목가꾸기사업이 문화예술을 진흥하는 사업인지, 창동 상권 활성화를 위한 사업인지 모호하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하지 말고 어느 쪽으로 힘을 모아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된다.

    문화예술이라는 양념을 넣어 상권을 활성화시키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이해단체 구성원들이 지나치게 이익을 생각하지 말고 진정한 예술촌으로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창동예술촌이 지나치게 미술주도형이라는 부분이 우려된다. 미술이 중심에 서기 위해서라도 다른 장르들을 통합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사람을 불러 모으기 위해선 다른 장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아울러 창동예술촌에 불러 모을 대상도 고민해야 한다. 어른, 청소년 모두 다 오긴 불가능하다. 청소년들이 와야 어른들도 따라온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먼저 오도록 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어른들을 위해선 예술적 성과를 자랑하는 문화사랑방 같은 곳이 있어야 한다. 청소년들이 와서 보고 ‘어른들이 이런 활동을 했기 때문에 우리 지역이 존재했구나’하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지원은 하되 지도는 하지 않는 것이 선진국의 예술행정 방식이다. 이해당사자들도 행정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주체적으로 창동예술촌을 발전시켜야 한다.

    창동에 와야 먹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창동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바다, 민주화, 온화한 기후 등 지역 고유의 특성을 창동예술촌에 담아내야 한다.


    글= 양영석 기자 yys@knnews.co.kr

    사진= 김승권 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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