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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을 가다] 전통 사찰 이야기 (3) 양산 통도사

불상 대신 진신사리 모신 불보사찰
수백년 적송 드리운 ‘무풍한송길’
일주문까지 뻗어 있어 걷기 좋아

  • 기사입력 : 2013-01-3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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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양산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한 시민이 참배를 하고 있다.
    통도사 대문인 일주문의 편액 ‘영축산통도사’는 흥선대원군의 친필이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부처님 진신사리와 가사(스님이 입는 법의)가 봉안된 양산 통도사. 통도사는 삼보 사찰 가운데 불보(佛寶) 사찰로 경남은 물론 전국적으로 유명한 사찰이지만, 경남 동부지역에 치우쳐 있어 경남 중·서부에 사는 이들은 작심하고 가야 하는 곳이다. 겨울 추위가 맹위를 떨치던 1월 말 창원에서 1시간 이상 자동차로 달려서 통도사 입구에 도착했다. 통도사 매표소는 웅장한 규모 때문인지 위압적으로 느껴졌다.

    매표소에서 일주문까지 가는 길은 계곡을 가운데 두고 왼쪽의 자동차 전용도로와 오른쪽 걸어서 가는 산책길 두 갈래로 나 있다. 두 길은 모두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우거져 있고, 계곡물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매표소를 지나 일주문까지 차로도 갈 수 있지만 웬만하면 걸어서 가길 권한다. 둘레가 한 아름 되는 수백년 된 적송이 그늘 터널을 이루고 있는 이 길은 명상하면서 걷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산책로이다.

    양산시 관광안내소에 근무하는 강미경 문화해설사는 “이 소나무는 임진왜란 때 왜적의 피해를 입지 않아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보존된 숲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통도사 산문에서 일주문까지 너비 5m 길이 1㎞가량 이어지는 이 길은 양쪽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바람에 춤추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무풍한송(舞風寒松)길’이라고 부른다. 현재 이 길은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마사토를 깔아 자연친화적으로 바꾸는 공사가 한창이다.

    통도사 재무를 담당하고 있는 혜원 스님은 “산책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나무, 계곡, 흙이다. 이 세 가지를 가장 잘 살리는 방향으로 솔밭길을 만들고 있으며, 올봄에는 길이 완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창한 소나무 숲을 보면 불교의 총림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총림(叢林)의 본뜻은 나무가 우거진 수풀을 가리키는데, 불교에서 총림은 스님들이 수풀처럼 얽혀 정진하는 도량이라는 뜻이다.

    스님의 참선수행 전문도량인 선원(禪院)과 경전 교육기관인 강원(講院), 계율 전문교육기관인 율원(律院)과 염불원 등을 모두 갖춰 총림으로 지정된 사찰은 2012년 말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 영축총림 통도사를 포함해 5곳(해인사 송광사 수덕사 백양사)밖에 없었다. (지난해 11월 조계종 5대 총림이 8대 총림으로 됐다. 조계종 중앙종회가 부산 범어사, 하동 쌍계사, 대구 동화사 등 3개 교구 본사의 총림 지정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통도사의 가람 형태는 일주문에서 대웅전까지 냇물을 따라 동서로 길게 배치된 형태다. 가람의 배치는 법당을 중심으로 세 지역으로 나눠 상로전·중로전·하로전이라 부르고 있는데, 노전이 3개라는 것은 통도사가 3개의 가람이 합해진 복합사찰이라는 의미다. 절의 대문인 일주문, ‘영축산통도사’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영축산통도사’는 흥선대원군의 친필이다.

    일주문 다음에 천왕문. 강 해설사는 “다른 절에 비해 사천왕의 인상이 우락부락하지 않고 잘생겼다”고 귀띔했다. 천왕문을 지나면 극락보전·영산전·약사전·만세루·가람각·범종루 등이 사방으로 배치돼 있다. 탑을 중심에 두고 동서남북으로 전각이 배치된 형태는 사찰의 가장 기본형이다. 이곳을 아울러 하로전이라고 한다.

    극락보전에는 ‘반야용선도’라는 벽화가 있는데, 오랜 세월에도 그림과 색채가 선명하다. 벽화 내용은 보살과 중생이 타고 있는 반야용선(般若龍船:고통의 세계에서 해탈의 세계로 중생을 건네주는 상상 속의 배)이 푸른 바다 위를 항해(航海)하고 있는 모습인데, 뱃머리의 인왕보살은 앞에서 중생을 인도하고 선미에 있는 지장보살은 지옥의 중생을 구제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어 너와 나, 현실과 이상, 선과 악, 진리가 둘이 아닌 하나라는 의미를 가진 ‘불이문’부터 세존비각까지 중로전, 대광명전, 용화전, 관음전의 세 전각이 하나의 중심축에 일렬로 배치돼 있다. 불이문에는 코끼리와 호랑이 조각상이 천장을 받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코끼리는 보현보살을, 호랑이는 문수보살을 상징한다고 했다. 원래 문수보살은 사자와 짝이지만 우리 조상의 정서와 가까운 호랑이로 조각됐다고 강 해설사는 설명했다.

    다음으로 통도사의 중심인 대웅전과 금강계단이 있는 상로전. 이 구역은 금강계단을 중심으로 응진전·명부전·삼성각·산령각이 배치되어 있다.

    목조건물인 대웅전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645년 중건해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정면인 남쪽에는 금강계단,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 북쪽은 적멸보궁이라는 각각 다른 편액이 걸려 있다.

    대웅전 기와 위에는 물방울 모양의 백자연봉이 줄지어 있어 눈길을 끈다.

    대웅전에는 다른 사찰과 달리 불상이 모셔져 있지 않고 대신 그 자리에 큰 유리문이 있으며, 그 유리문 너머로 불사리(佛舍利)탑이 보인다. 대웅전 뒤편 유리문을 통해 보이는 것. 바로 통도사의 핵심인 금강계단 내 불사리탑이다. 불사리탑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모시고 온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곳으로, 통도사가 불보사찰이라는 칭호를 얻은 것도 이 때문이다.

    금강계단(金剛戒壇)에서 계단은 사람이 오르내리는 계단이 아니라 불사리를 모시고 수계의식(授戒儀式)을 행하는 단을 뜻하며, 금강은 일체의 것을 깨뜨릴 수 있는 가장 단단한 것을 말하고, 불교에서는 금강과 같은 반야(般若)의 지혜로 모든 번뇌를 물리칠 것을 강조한다.

    글= 이상규 기자·사진=김승권 기자


    ▲통도사 성보박물관

    불교회화 전문 박물관인 성보박물관은 통도사의 자랑거리이다. 소장하고 있는 탱화가 세계 1위라고 한다. 중요한 불교문화재 4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성보박물관은 대형 괘불을 걸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높이가 15m에 달하는 초대형 괘불을 1년에 2회 전시할 뿐 아니라 헌괘의식 등을 직접 봉행한다. 또 전통 문화에 기초한 불화, 단청, 서각, 자수, 헌차 등 문화강좌를 개설해 성보 보존과 불법 포교를 실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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