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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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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갱년기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황화철(창원문성대학 경상학부장)

  • 기사입력 : 2012-12-07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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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청 기획예산담당관실 주관으로 매년 11월이 되면 공무원학습동아리 연구결과 발표회가 있다. 공무원들이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 연구과제를 잡고 일 년간 연구를 해서 발표하는 행사인데 필자는 매년 심사자 자격으로 참석을 한다.

    연구발표회에는 많은 연구결과물이 나온다. 금년에도 10편의 최종 보고서가 본선에 올라와 치열한 발표가 있었다.

    발표회를 보면서 필자는 몇 가지 놀라운 점을 발견한다. 놀라운 점은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공무원들이 자신의 업무분야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연구결과에 대한 보상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참 열성적이며 매년 그 깊이가 더해진다.

    아주 놀라운 점은 젊은 공무원들보다는 50대 남성공무원과 여성공무원의 행동 변화를 보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남성들의 발표를 보면 여성들보다 더 섬세하고 여성들의 발표가 더 남성스럽다는 것을 느낀다.

    언젠가 남자의 제2사춘기에 관한 신문기사를 보았다. 50~60대를 맞은 남성들이 느닷없이 다 큰 딸에게 사랑한다는 편지를 주거나 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는 등 평소에 안 하던 감성적인 말과 행동을 해 가족들을 당황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남자의 제2사춘기라 한다. 돌발적인 감정표현은 오히려 가족들에게 혼란과 부담을 주게 되어 부작용을 낳고 본인 스스로도 가족의 반응에 상처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불쑥 말하지 말고 “내가 요즘 변한 것 같아”라는 식으로 미리 운을 떼면서 자연스럽게 표현해 가족들이 변화에 대해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신문기사를 보면서 그리고 공무원 연구발표회 분위기를 보면서 음양의 변화 관점에서 생각해 보았다. 음양은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이고 상대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일음일양지도(一陰 一 陽之道), 한 번 음하고 한 번 양하는 것이 도라고 한다.

    여성의 갱년기를 메노포즈(Menopause)라고 한다. 메노포즈라는 뮤지컬도 있어 갱년기에 이른 여성들의 공통된 증상과 고민을 통해 갱년기가 인생의 막다른 길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메노포즈는 이른바 폐경이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폐경이라는 말 대신 완경기라는 말을 선호한다. 이제 여성이라는 성의 개념을 벗어나 한 인간으로서의 새로운 탄생, 새로운 세대를 맞이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갱년기의 긍정적인 해석일 것이다. 다시 갱(更)자로 또 다른 출발과 기회를 상징할 수 있다.

    여성들이 갱년기가 되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남성 호르몬인 데스토스테론이 증가한다고 한다.

    남성들도 갱년기를 맞이한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우울함, 무력함, 신체 변화, 건강이상 등의 갱년기 증상을 겪는다.

    한창일 때 외부적인 양적인 활동을 하면서 가정을 돌보기 위해 밖으로 돌았던 아버지이며 남편인 남성은 퇴직을 하고 이제 집안 울타리로 들어오는 동시에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자신의 내면과도 조우하게 된다.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고 여성호르몬이 증가하며 섬세해지고 감성적이 된다.

    하지만 가족들은 아버지가 안 하던 행동을 한다고 부담스러워하며 아내는 가정적이 된 남편의 섬세함이 잔소리로 들리며 늘 아내 꽁무니만 따라다니는 것 같이 느껴져 귀찮다고 한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갱년기라는 것은 남녀 모두에게 음양의 변화를 가져다 준다. 갱년기를 단지 위험요소로만 인식하지 말고 서로가 기회요인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다시 맞이하는 삶의 터닝포인트로 이전과 다른 변화를 받아들이고 활용해 새로운 경험을 하며 행복해져야 한다.

    자연의 이치는 참 묘하다. 서로 감정의 성이 변함으로써 그동안 보지 못한 상대의 성을 이해하게 되는 역지사지의 세계라는 것이다. 따라서 남녀 모두 상대방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정서적 교감과 상호간의 배려가 필요하다.

    황화철(창원문성대학 경상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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