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그곳에 가고 싶다] 양산 천성산

가을바람의 유혹에 억새가 흔들린다
지금 온 산에 은빛 ‘억새 물결’

  • 기사입력 : 2012-10-11 01:00:00
  •   
  • 양산 천성산을 뒤덮은 억새가 가을바람을 타고 출렁이고 있다.




    양산 최고의 명산이자 소금강산이라 불리는 천성산.

    지금 천성산에는 온 산을 뒤덮은 억새가 가을바람을 타고 출렁이고 있다. 그야말로 환상의 억새밭이 펼쳐져 있다. 등산객들이 눈앞에 펼쳐진 장관을 보고 탄성을 지른다. 너 나 할 것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추억 만들기에 바쁘다. 억새밭 풍경은 이번 주말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원효산과 천성산으로 이름이 나뉘어져 있었으나 시에서 천성산과 원효산을 통합해 원효산(해발 922m)을 천성산 주봉, 천성산(812m)을 천성산 제2봉으로 변경했다.

    천성산은 양산의 최고 명산으로 웅상, 상북, 하북 3개 읍면에 경계를 이루고 있다. 예로부터 깊은 계곡과 폭포가 많고 또한 경치가 빼어나 소금강산이라 불렸다.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당나라에서 건너온 1000명의 스님에게 화엄경을 설법해 모두 성인이 되게 했다고 하는 데서 천성(千聖)산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꽃이 만산만홍을 이루고,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으로 이름이 나 있다. 해마다 5월 초면 철쭉 군락지에서 천성산 철쭉제가 열린다.

    천성산 8부 능선에 자리한 화엄늪(12만4000㎡)과 밀밭늪은 물매화 등 희귀한 꽃과 앵초, 흰제비난, 끈끈이 주걱 등의 식물, 각종 곤충들의 생태가 잘 보존돼 있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여기에다 천성산에서 나는 각종 산나물은 예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할 정도로 맛이 일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성산 정상은 한반도에서 동해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으로 이름이 나, 해돋이 광경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양산시도 매년 1월 1일 해맞이 행사를 천성산 정상에서 갖는다.

    조선시대에 남쪽으로 계명봉 봉수대(부산의 범어사 뒷산)에서 북쪽으로 언양의 부로산에 응하는 봉수대가 천성산 북쪽 6부 능선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현재 복원돼 관리되고 있다.

    군부대가 개설해 사용하던 도로가 최근 개방되면서 차량이 8부 능선까지 올라갈 수 있고, 대석리 경도산업 입구에서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올라갈 수 있다. 이 도로는 트레킹 코스(8㎞)로도 적합하다.

    천성산 등산 코스는 내원사, 용주사, 홍룡사 등 양산쪽에서 출발하는 것과 영산대학교, 무지개산장 등 웅상쪽에서 출발하는 것 등 다양하다.

    등산객들이 주로 찾는 코스는 내원사 입구 → 성불암 계곡 → 짚북재 → 천성산 2봉(5.3㎞·3시간 10분), 홍룡사 주차장 → 원효암 → 천성산(4.9㎞·2시간 50분), 영산대 → 주남고개 → 천성산 2봉(5.7㎞· 3시간 20분), 용주사 → 화엄늪 → 천성산(6.6㎞·3시간 50분) 등이 있다. 10만㎡의 억새밭은 화엄늪을 끼고 있어 가을 등산은 화엄늪을 거치는 코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교통편은 국도 35호를 이용할 경우 하북면 용연에서, 국도 7호를 이용할 경우 웅상에서 각각 내려 등산로로 접근해야 한다.

    천성산 일대에 자리한 관광지로는 원효암, 미타암, 내원사, 홍룡폭포, 무지개 폭포 등이 있으며, 천성산 등산로에서 모두 접근이 가능하다.

    천성산과 가장 관계가 깊은 원효암은 1300년 전 원효대사가 천성산에 창건한 암자이다. 원효는 법당이 무너진다는 것을 미리 알고 도술을 부려 목숨을 건지게 한 중국 법운사의 신도 1000명을 제자로 삼았고 이후 이들은 모두 불법을 닦아 성인이 됐다 한다. 원효가 화엄경을 강독한 자리가 화엄벌이다.

    천성산에서 웅상쪽을 내려다보고 있는 중턱에 자리한 미타암은 원효가 신라 선덕왕 15년에 창건한 88개 암자 중의 하나로 제3의 석굴암이라 불리는 아미타불 입상과 원산폭포가 자랑거리이며, 불자들의 기도처로 유명하다.

    잘 알려져 있는 내원사는 비구니가 상주하는 절이며, 절 아래로 4㎞ 이상 뻗어 있는 계곡은 물이 맑고 아름다워 소금강이라 불린다. 계곡 절벽에는 언제 누가 새겼는지 알 수 없지만 소금강이란 글자가 적혀 있다.

    천성산 자락에 자리한 홍룡사 내에는 홍룡폭포가 있다. 이 폭포의 물보라 풍광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 양산 8경 중의 하나다.

    천성산 억새는 이번 주말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이며, 다음 주말(10월 20~21일)에는 단풍 든 치마저고리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김석호 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석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