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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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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경제위기와 기업 체질 개선- 임득문(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2-09-0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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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경남지역 경제 흐름을 살펴보면 유럽발 재정위기의 여파가 우리 지역에도 강하게 불어닥치고 있다는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다. 주력 산업인 조선, 기계장비, 철강 등 제조업 생산이 평년보다 낮아지고 있고, 내수용 자본재 수입 증가세가 둔화 및 대형소매점 매출 감소, 자동차 판매 부진 등 전반적인 경제흐름이 저조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경남지역 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수출 동향을 보면, 7월 수출은 43억 달러로 전년 동기비 31.1%가 감소해 전국 평균 감소율 8.8%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년 1월부터 7월까지 경남지역 총수출 누계액이 366억 달러로 전년 동기비 약 8% 정도가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 수출 감소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각종 경제지표들을 차치하고, 필자가 우리 지역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하면서 느끼는 체감도는 훨씬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금년 상반기까지는 그런대로 견딜만 했지만 하반기 들어서부터 분야별로 조업 물량이 30~50% 가까이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 중소기업인들의 깊어지는 시름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언젠가 한 기업 대표가 “최근 들어 위기가 아닌 적이 있었는가”라고 반문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렇다. 1978년 오일쇼크,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재정위기 등 전 세계가 글로벌 경제화되면서 경제위기가 반복되고, 그 주기가 짧아졌다. 이러한 위기는 산업별로, 기업 규모별로, 또는 내수 기업이냐 수출 기업이냐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다른 시기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평상시 혁신 지향적이고 준비된 기업에겐 언제 그런 위기가 있었는가 하고 지나가기도 한다.

    그동안 우리 중소기업들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구조조정을 추진하거나 신규 판로 개척, 새로운 제품의 개발, 신사업 진출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역량을 배양해 왔다.

    지금의 현실은 이러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위기 극복 전략을 새롭게 준비해야 할 때이다. 자기 기업의 문제점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냉철하게 돌아보고, 신제품·신기술 개발, 거래선 다변화 및 수출시장 개척, 사업구조의 합리적 재편 등 체질 개선을 위한 혁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인 것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전문가로 구성된 진단팀을 중소기업 현장에 보내 경영·기술 전반에 대한 진단을 실시해, 기업의 현재 상황과 당면한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러한 문제점 해결을 위한 처방을 한 후 정책 자금, 수출마케팅, 연수, 컨설팅 등을 맞춤으로 연계 지원해 치유해주는 ‘중소기업 건강진단’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일례를 들어 보면 양산시 소재 A사의 경우 제2공장 확장에 따른 임차비용 등의 증가로 부채비율이 정책자금 융자제한 부채비율을 초과해 정책자금 지원이 제한되고 있는 상태에서 주거래선으로부터 갑작스런 설비 증설 요구까지 겹쳐 자금 조달이 막막한 상황이었다.

    동사에 대한 건강진단 결과 생산공정의 불연속성 및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인한 재고 부담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었으며 단순기능 인력 부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현장진단팀은 해결 방안으로 생산현장 디지털화사업을 통한 제조실행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해 생산공정의 비효율적인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단순기능 인력난을 해결했다. 또한 설비증설에 대한 소요자금은 사업전환사업계획 승인을 통해 적기에 증설이 이뤄지도록 해 연간 30억 원 정도의 매출액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위 사례와 같이 중소기업 건강진단사업은 단편적인 접근이 아닌 기업 내외부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파악해 종합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우리 지역 중소기업인들께서도 경제위기로 더 어려워지기 전에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중진공 건강진단사업을 활용해 보길 바란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비 온 뒤 땅이 더 굳어지듯 어려운 현실과 당면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고 헤쳐나간다면 어떠한 외부 위기에도 우뚝 서 있는 명문 장수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임득문(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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