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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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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경남이 좋다- 김두환(경남과학기술대 동물소재공학과 교수)

18개 시군 속살 들추어 보면 재미있고 아련한 추억도 떠올라

  • 기사입력 : 2012-07-2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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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상도는 경상남도와 경상북도를 합하여 부르는 이름으로 경주와 상주의 첫 글자를 합하여 지어졌다고 한다. 지금은 여기에 부산광역시와 대구광역시를 포함하는 광역 개념이다.

    우리 경남은 이 중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지역이다. 경남에는 18개의 시와 군이 있다. 도청이 있고 경남 행정의 중심이자 마산과 진해를 품에 안은 거대도시, 잘 계획된 도시, 기계산업의 메카 창원이 그 중심에 있다. 미더덕과 아구찜이 생각나는 옛 마산과 군항제와 벚꽃 그리고 해군, 해병대에 입대하는 친구 송별차 한 번쯤 갔다 왔을 추억의 진해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이름도 거창한 경남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거창, 우연히 들른 작은 식당의 어탕국수가 기억에 남아 있는 거창, 거창의 쌀 브랜드가 ‘밥맛이 거창합니다’든가? 그 옆에 경남의 북서부 관문인 함양, 산삼 고장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건강한 고장, 고운 최치원 선생이 만든 상림은 이 여름 무더위도 거기에서는 힘을 못 쓰는 인공이 가미된 건강한 자연의 모습, 최근에 조성한 연꽃단지와 어울려 장관을 연출한다. 지금은 하림을 복원 중에 있다.

    한때 전라도로 귀양 보냈다던 지리산 천왕봉이 있는 산청,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이자 아픈 역사와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민초들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 그 최고봉을 머리에 이고 푸른 산 맑은 물이 흐르고 그 공기와 물을 먹고 자란 약초의 고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산청을 몸으로 느끼기 위해 지리산 둘레길 걷기와 래프팅은 어떨까?

    진주는 여러 말이 필요 없는 문화, 예술, 교육의 도시다. 대학이 6개가 있는 젊은 도시이고 임진왜란 때 진주성 전투와 논개의 순국 충절을 잊지 않는 도시가 진주이다. 서울에서 보면 천리 먼길 떨어져 있는 진주지만 우리나라 예술제의 효시인 개천예술제, 국제적 축제로 키운 유등축제가 벌어지고 서부경남의 젖줄인 진양호를 지키는 진주는 이제 서울 사람들을 불러 내리고 있다.

    조금 옆으로 건너가면 시원한 섬진강 재첩국이 생각나고 청학동이 떠오르는 슬로시티 하동이 있다. 왠지 편안하고 도인을 만날 것 같고 마음이 정리되는 것 같은 하동은 우리나라 녹차의 시배지이기도 하다. 하동에 가서 왕의 녹차 한잔하면 몸과 마음이 깨끗해질까?

    남해는 섬이면서 섬 같지 않다. 따뜻하고 얼지 않는 온화한 기후에서 남해의 해풍을 맞고 자란 마늘과 시금치는 건강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조선시대 남해로 유배 왔던 당시의 깨어있던 사람들의 기록인 유배문학관도 가볼 만하다. 남해 다랭이 마을, 독일마을, 물건리 숲도 그 의미를 새겨보고 풍광을 즐기면 기쁨은 몇 배 커질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으니….

    영화에서는 시크릿 션샤인으로 표현된 밀양, 개인적으로는 필자의 고향이기도 하고 충신 열사가 많이 배출된 대구와 부산의 중간쯤에서 옛 영화를 늘 그리워하지만 지금은 소도시에 머물러 있는 농업기술이 강한 도시이다. 사명대사의 호국정신이 살아 있고 여름에 얼음이 어는 얼음골이 유명한 밀양, 편안하게 차려 입고 여름 밀양연극촌 방문도 좋을 듯한데, 거기에 가면 문화,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고 고집 센 밀양 사람들의 기질도 느낄 수 있으려나?

    경남에 살면서 우리 경남의 속살을 들추어 보면 재미도 있고 아련한 추억도 떠오르고 옛 선인들의 아픔이 느껴지기도 한다. 더 좋은 것은 말이 통한다는 것, 어디를 가도 와 닿는다는 것, 친근하다는 것이 좋다. 주소를 적을 때 맨 앞에 경남을 적는 즐거움, 자연스럽게 튀어 나오는 경남 사투리, 그래서 경남이 좋다. 이번 여름방학 아이들 손잡고, 친구들과 어울려 경남을 제대로 즐겨보는 건 어떨까?

    김두환(경남과학기술대 동물소재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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