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산내초등학교 학생들이 장작가마 안을 살펴보고 있다.
밀양 산내초등학교 학생들이 작업대에 앉아 동그랗게 만든 찰흙을 물레에 올려놓은 뒤 모양을 내고 있다. /성민건기자/
도예체험 후 어린이들이 연꽃차를 마시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토기 만들기
청봉도예문화센터에서는 보다 많은 이들에게 우리의 도예문화를 보급하기 위해 ‘도예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안락하고 편안한 소통의 공간, 우리의 정서가 묻어나는 다실을 갖추고 차 한잔의 여유와 차(茶)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청봉도예문화센터에는 도내는 물론, 울산, 부산 등에서 유치원생, 초등학생, 학원생 등이 수시로 찾아와 도예와 다도체험을 하고 있다.
기자가 청봉요를 방문한 날 마침 전교생 58명인 밀양 산내초등학교 1~3학년생 27명이 교사들과 함께 찾아왔다.
학생들은 각자 물레가 놓인 테이블 앞에 나란히 앉아 장기덕 교수로부터 도자기를 어떻게 만드는지 설명을 들었다.
이어 찰흙으로 접시, 꽂이, 컵을 만들고 문양을 새기는 체험을 했다.
맨처음 고사리손으로 찰흙을 비벼 동그랗게 만든 뒤 물레 위에 놓고 밀대로 밀어 평평하게 원형 바닥을 만들었다. 이어 지름 1㎝가량의 흙가래를 3~4개 만들어 바닥 위로 쌓아가며 둘레를 만들었다. 학생들이 흙가래가 지렁이처럼 생겼다며 웃어댔다.
그다음 쌓아올린 흙가래의 주름 안팎을 손으로 매끄럽게 다듬는다. 둘레가 되는 흙가래의 굵기는 일정해야 한다. 건조과정에서 두꺼운 부분은 천천히 마르고 얇은 부분은 빨리 말라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만든 토기의 바닥이나 겉면은 고르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장영길·장기덕씨 부자는 여기저기 분주하게 오가며 학생들이 잘못 만든 토기를 다듬고 손질해 줬다.
30분가량 지나자 학생 대부분이 토기를 완성했다. 도구로 문양을 새기거나 가늘게 빚은 흙으로 원하는 문양을 만들어 자신이 만든 토기에 붙였다. 교명인 ‘산내’라는 글자를 새기기도 하고 토끼, 꽃, 해 등 다양한 문양을 붙였다.
문양은 건조과정이나 가마에 구울 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단단히 붙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토기 밑면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학생들이 만든 토기는 건조, 초벌구이, 유약 바르기, 재벌구이를 거쳐 학교로 우송된다.
◆다도 체험
토기를 만든 학생들이 밖으로 나가자 장기덕씨의 부인이 준비한 연꽃차와 증편이 예쁜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다. 보통 도예 체험 후에는 2층 다실에 올라가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지만 학생들은 급식을 먹으러 가야 하기 때문에 간편하게 차와 떡을 먹도록 한 것이다.
학생들의 입맛에 맞지 않았는지 연꽃차에 대한 반응은 시큰둥했지만 떡은 맛이 있는지 2~3개씩 먹어댄다.
◆도자기 흙 준비하기
장기덕씨는 시간이 늦어지자 떡을 먹는 학생들을 서둘러 불러 모은다. 도자기 재료인 흙을 어떻게 만들고, 토기를 가마에서 굽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장씨는 커다란 플라스틱 통 네다섯 개가 있는 곳으로 학생들을 데려갔다. 플라스틱 통 속에는 흙탕물이 들어 있었다. 도자기를 만들 때 쓰는 흙이란다.
흙을 물에 풀고 흙물을 체에 걸러 불순물을 제거하고 가라앉은 앙금을 채취한다. 이 흙을 그늘에서 며칠간 말리면 도자기 재료가 된다. 도자기 만드는 흙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밀양에서만 나오는 흙이 있고 다른 지역에서 가져오기도 한다.
◆도자기 굽기
학생들이 만든 토기는 날씨가 좋을 경우 일주일가량 건조시킨다. 완전히 말라 색깔이 분홍색이 되면 가마 속에 넣어 초벌구이(850~900도)를 하고 유약을 발라 재벌구이(1200~1300도)를 한다. 청봉도예에는 3칸짜리 장작가마, 가스가마, 실험용 장작가마·전기가마·석유가마 등 4종류에 6개 가마가 있다. 장작가마가 3칸짜리라는 것은 도자기를 넣고 굽는 칸이 3개가 있다는 말이다.
먼저 가마 전체를 예열시키는 봉통에 나무를 넣고 불을 땐다. 10시간 정도 불을 때 세 번째 칸의 온도가 700~800도가량 되면 첫 번째 칸에 나무를 넣고 불을 땐다. 첫 번째 칸이 1300도가량 돼 유약이 녹으면, 두 번째 칸, 세 번째 칸도 같은 방식으로 차례로 불을 땐다.
3칸 가마는 20~22시간 불을 때고 9칸 가마의 경우 2박3일 불을 때기도 한다. 장기덕씨는 2~3개월에 한 번씩 장작가마를 땐다고 한다.
도예체험비용 2만원, 도자기 우송료는 별도. 문의 ☏ 055-353-5592.
글=양영석기자 yys@knnews.co.kr
사진=성민건기자 mkseong@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