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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누가 우리의 태극기를 옮겼을까?- 이시원(김해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 기사입력 : 2012-03-0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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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 독립 만세!”

    온 나라가 태극기로 물결쳤던 그날의 그 함성 소리가 가슴을 울린다. 꼭 107년 전, 지금과 같이 똑같은 반듯한 모양은 아니지만 저마다 하얀 천에 태극무늬를 그려 만든 태극기를 가슴 속에 담아 목숨을 걸고 외쳤다. 그 태극기를 누가 다 옮겼을까? 그날의 애국심과 정신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삼일절을 맞아 집집마다 걸린 국기를 보니 작년 여름 미국 아이비리그 투어에서 본 미국 시가지의 모습이 생각난다. 젊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고등학생들에게 미국은 세계 경제의 중심, 문화의 트렌드 세터(문화의 선두 주자), 한마디로 ‘꿈의 나라’였다. 하지만 ‘미국은 세계의 리더’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내가 그곳에서 보고 느낀 것은 대한민국과 미국의 큰 차이점이었다.

    미국 시가지를 걸을 때마다 본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국기인 성조기였다. 국기는 가로등, 건물 입구, 심지어는 가정집 베란다에도 걸려 있었다. 고층 빌딩 꼭대기에서 자랑스럽게 펄럭이고 있는 성조기도 보았다. 처음에 나는 우리가 온 날이 미국의 국경일인가 하고 생각했다. 한국에는 보통 삼일절, 현충일, 제헌절 등 국경일에만 국기를 게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국기 달기를 잊어버리거나 단순히 무시해버린다.

    한 나라의 국기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국기는 나라의 신념, 정신, 소망, 그리고 꿈을 반영한다. 태극기는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쓰신 조상들이 피땀을 흘려 만든 결실이다. 태극기의 각 부분마다 깊은 의미가 있다. 백색의 바탕은 순수함과 평화를, 중앙의 태극 마크는 음과 양의 조화를, 그리고 모퉁이에 있는 4괘(건, 곤, 감, 이)는 각각 하늘, 땅, 물, 불을 의미한다.

    또 태극기는 우리 민족과 아픈 역사를 함께한 오래된 벗이다. 1919년 3월 1일, 모든 사람들이 손에 국기를 높이 들고 일본 군대 앞에서 독립을 외쳤다. 그들에게 두려움이란 없었다. 나는 그것이 태극기가 만들어낸 정신적 통합과 끈끈한 유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태극기의 가치를 깨닫고 자랑스럽게 매달아야 할 때이다. 앞으로는 도시마다 자랑스럽게 펄럭이는 태극기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 우리는 외세의 간섭으로부터 우리의 역사를 굳건히 지킬 힘이 있는가?

    역사는 우리 조상의 지혜를 담고 있고 먼 훗날 나라에 닥칠 위기를 올바른 방향으로 해결할 지침서가 된다. 대한민국 오천년의 빛나는 역사는 영원한 우리의 자랑이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선진국을 따라하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지혜를 얻어야 할 때이다.

    미연방합중국,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미국은 서로 다른 인종들이 모여 이룬 나라이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통합해 결국 크고 강력한 국가를 만들었다. 미국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그 어떤 나라보다 높은 애국심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것들이 모두 ‘아메리칸 스타일’의 교육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첨단 영상 기술과 빠른 교통에도 굴하지 않고 자랑스럽게 도심지에서 펄럭이는 성조기…. 우리나라가 국가 위상 향상과 성숙된 시민의식을 위해 본받아야 할 점이다. 나의 첫 미국 여행은 애국심을 일깨웠고, 진정한 한국의 리더가 갖춰야 할 자질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이시원(김해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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