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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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 싶다] 통영 산양일주도로

이곳에선, 쓸쓸한 바닷바람도 낭만이 됩니다
통영운하 한눈에 ‘통영대교’ → 산과 바다의 숨바꼭질 ‘산양일주도로’ → 박경리 기념관 → 한려수도 물들이는 석양 ‘달아공원 전망대’ → 바다에 더 가까이 ‘통영수산과학관’ → 도남관광단지

  • 기사입력 : 2011-12-0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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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시 산양읍 달아공원 전망대를 찾은 이들이 해질녘 다도해를 바라보고 있다.
     

    완연한 초겨울이다. 문득 한적한 바닷가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햇살이 적당히 따사롭고 바람마저 살갗을 기분좋게 간질이는 지난주, 창원에서 통영시로 향했다. 목적지는 드라이브 코스로 그만이라는 미륵도 산양일주도로.

    산양일주도로는 달아공원에서 보는 석양이 일품이라고 했다. 석양을 보기에는 시간도 이르고 해서 새롭게 단장한 해안도로인 평인일주도로를 탔다. 평일이라 차량도 거의 없어 여유로움이 자연스럽게 밀려든다. 해안가를 끼고 길과 바다가 숨바꼭질이다. 자맥질하듯 나타나고 사라지는 어촌마을들이 정겹다. 천천히 30~40분 정도 달리자 첫 목표지인 미수동 통영대교에 다다랐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통영운하의 야경(夜景)이 좋다는 기억에 잠시 대교 들머리 옆에 차를 세웠다. 엉킨 스트레스를 풀어내려는 듯 바닷바람이 시원하다. 통영운하의 주경(晝景)도 볼 만했다. 통통통! 운하를 가르는 고깃배가 즐겁다.

    통영대교를 건너면 바로 통영시 산양읍 미륵도.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들었다는 산양일주도로, 꿈길 60리의 시작점이다. 1021번 지방도를 따라 한 바퀴 도는 도로이기에 오른쪽으로 가도 되고, 왼쪽으로 가도 된다. 조수석이 바다쪽으로 되게 하려면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편도 1차선을 따라 굽이굽이 도는 길이 좋다.

    사실 산양일주도로를 쭉 달리면 40분 정도면 끝이다. 싱겁다. 그래서 추억을 담으려면 기념관이나 예술촌, 달아공원 등 방문 계획을 미리 잡고 가는 것이 좋다.

    통영대교에서 10여 분만 가면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이 있고, 그 길로 가면 풍화일주도로다. 굴곡이 심해 조심스럽게 달려야 한다. 어촌마을 몇 곳과 경상남도수산자원연구소만 있을 뿐이라 눈길이 그렇게 당기지는 않는다.

    따라서 그냥 직진해서 산양일주도로 표지판을 따라가는 것이 좋다. 통영대교에서 20분가량 달리면 산양읍이다. 왼쪽으로 틀어 읍사무소를 지나면 오른편에 산양스포츠파크가 보이고, 조금 더 가면 신전리 1430-1번지 박경리기념관(☏055-650-2540, 매주 월 휴관)이 반긴다. 기념관 뒤로 15분 정도 산길을 오르면 박경리 공원과 묘소가 있다. 문학도라면 인사를 하는 것도 좋겠다.

    산양읍에서 박경리기념관 방향 말고 직진해서 얼마 안 가면 길 왼쪽 산머리에 당포성지가 있다. 잘 살피지 않으면 지나치기 십상이라 천천히 가는 게 좋다. 길에서 제법 산을 타야 한다.

    계속 직진하다 보면 항구를 내려다보는 노을펜션이 있고, 그 항구가 연화리 연명마을이다. 제법 크다. 삼덕여객선터미널도 있고, 분교를 활용한 연명예술촌(촌장 차우용, ☏055-649-4799)이 있다. 지금은 화가들의 작품 전시회 준비를 위해 잠시 쉬고 있다.

    다시 길을 가면 곧 달아바루 커피숍 간판과 함께 휴게음식점이 나타난다. 바로 미남리 114번지 달아공원 입구다. 100m가량 올라가면 전망대다. 석양이 일품이라는데 하필 맑았던 하늘이 흐려져 감상하지는 못했다. 석양을 보려면 가을·겨울엔 오후 4시30분~5시, 봄·여름에는 오후 5~6시에 도착해야 한단다.

     



    초겨울날 햇빛마저 차단된 전망대 앞 경치는 옅게 드리워진 바다안개와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다.

    섬들은 오순도순 가족같다. 전망대에서 볼 때 왼쪽으로는 대매물도, 비진도, 학림도, 곡도, 소지도, 송도, 국도, 연대도, 저도, 내부지도, 연화도, 만지도, 욕지도가 살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두미도, 추도, 소장두도, 가마섬, 대장두도, 곤리도, 사량도, 쑥섬이 덩치 자랑을 하고 있다.

    관광안내판을 보니 ‘달아(達牙)라는 지명은 지형이 코끼리 어금니와 닮은 데서 유래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달 구경하기에 좋은 곳이란 뜻으로도 쓰인다’고 돼 있다. 석양보다 휘영청 보름달 뜰 때가 더 좋았나 보다.

    달아공원을 내려와 바로 내리막길 끝에 위치한 아늑한 항구가 학림섬마을이다. 앞산 오른쪽 중턱에 있는 건물이 미남리 682-1번지 통영수산과학관(☏1544-3303)이다. 광장에 서자 한려수도가 더욱 시원스럽게 다가온다. 달아공원에서보다 섬들이 더욱 가깝게 느껴져서 좋다. 통영수산과학관은 수족관, 해양생물 박제, 통영해양생물, 통영바다목장 모형, 우리나라 어패류 등 볼거리가 많다. 설날·추석 당일 빼고는 연중무휴다.

    수산과학관을 돌아나와 다시 산양일주도로를 타면 오르막 산길이 시작된다. 산길을 10여 분 달리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박경리기념관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오른쪽으로 가야 산양일주도로의 끝인 도남관광단지를 만날 수 있다. 한려초등학교 영운분교를 지나 조금 더 가면 오른쪽 해안가로 펜션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마을로 내려서면 모래사장이 아담한 통영공설해수욕장도 있다.

    마을로 내려서지 않고 바로 가면 2분여 뒤 급커브지점에 파도소리펜션이 보인다. 산양일주도로 여정이 끝나는 곳이다. 왼쪽으로 커브를 돌면 바로 도남관광단지가 보인다.

    그냥 이대로 귀가하면 아쉽다. 그래서 추천한다. 도남관광호텔 앞에서 시작돼 통영등대낚시공원에 이르는 해안산책로 겸 자전거도로. 연인이나 가족끼리 찬찬히 걷기에도 참 좋다. 또 하나는 옛 정취가 물씬 나는 ‘동피랑 벽화마을’이다. 중앙시장 뒤 언덕바지에 붙어 있다.

    그러나 통영 구경이라면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미륵산 정상이다. 도남관광단지에 있는 한려수도 케이블카를 타면 정상까지 10분이면 간다. 운 좋으면 사방팔방 통영의 모든 전경을 조망할 수 있다. 평일도 많이 찾지만 주말엔 1~2시간씩 대기해야 탑승이 가능하다. 매월 둘째·넷째주 월요일은 쉰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일상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언제든 산양일주도를 한 번 타보시기를 권한다. 출출해지면 중앙시장에 가서 시원한 물메기탕도 한 그릇 사드시고.

    글= 홍정명기자·사진= 김승권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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