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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 싶다] 진주 경상남도 수목원

곧 헤어질 가을과 마지막 데이트

  • 기사입력 : 2011-11-17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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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 반성면 경상남도 수목원 안의 메타세쿼이아 길. 붉게 물든 단풍과 바닥에 떨어진 낙엽이 늦가을의 분위기를 한껏 느끼게 한다./전강용기자/
     
     
    가을이 절정에 이르렀다. 거리 곳곳에 가을 정취가 물씬 묻어난다. 하지만 도심에서만 가을을 느끼기에는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진짜 ‘만추’를 즐기고 싶다면, 진주시 반성면에 위치한 경상남도 수목원을 추천하고 싶다.

    경상남도 수목원은 기차로도 찾아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마산역, 창원역, 창원중앙역에서 하루 5~6차례 수목원역으로 향하는 기차를 이용할 수 있다.

    기차 타고 떠나는 ‘만추 여행’을 다녀왔다. 창원중앙역에서 오전 11시45분 무궁화호 기차에 몸을 실었다.

    오랜만의 기차여행은 떠나는 여유를 느끼게 했다. 현대인들에게는 고속열차가 익숙한 일상이 돼버렸지만, 무궁화호에서 내다본 창밖 풍경은 마치 슬라이드 사진처럼 가을에 물든 농촌 풍경과 작은 역사(驛舍)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진주수목원역에 도착하기까지는 약 한 시간. 기차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었다. 역에서 수목원까지는 나무데크 로 이어져 있다. 나무데크를 덮은 낙엽이 발아래서 가을 소리를 전해줬다.

    수목원 입구의 커다란 지도가 수목원의 규모를 짐작하게 했다. 수목원은 1시간, 2시간 코스로 나눠져 있다. 그러나 입장료 1500원을 내고 수목원에 들어서면 코스를 무시한 채 발길이 닿는 대로 걸음을 옮기게 된다. 어디부터 가든, 어떻게 가든 상관없이 수목원의 가을을 눈에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상남도 수목원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비롯해 열대지역 식물까지 다양한 나무와 꽃 2600여 종을 수집해 보전하고 있다. 수목원 곳곳은 테마별 박물관들이 있어 색다른 재미뿐 아니라 학습효과도 높이고 있다.



    정문에 들어서면 숲의 향기와 함께 산림박물관을 만난다. 산림박물관은 산림과 임업에 관한 역사적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산림박물관을 나와 보장산 등산로 방향으로 오르는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자귀나무, 고로쇠나무, 산철쭉, 상수리나무 등 이름표를 붙인 나무들이 산책로를 따라 줄지어 서 있다.

    산책로를 오르다 보면, 무궁화 전시관과 마주한다. 무궁화가 겨레의 꽃이 된 유래와 다양한 품종 등을 전시하고 있다.

    여러 갈래로 갈라진 코스를 이곳저곳 걷다 보면, 생각지도 않았던 풍경과 맞닥뜨리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전문수목원.

    이곳의 전문수목원은 모두 16개이다. 침엽수원·낙엽활엽수원·상록활엽수원·화목원·야생초화류원·수생식물원·생울타리원·선인장원·장미원·유실수원 등이 있어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심심할 틈이 없다.

    평일이라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였지만 늦가을을 즐기려는 연인과 소풍 나온 학생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손을 잡고 걸으며 가을을 만끽하던 연인은 잔디밭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산책로를 따라 수목원을 한 바퀴 돌아 나오면, 숨은 볼거리인 동물원이 나온다.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물닭, 거위, 올빼미 등 야생조류부터 원숭이, 타조, 당나귀, 흰사슴, 무플론 등 57종 470여 마리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열대식물원에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야자수, 올리브, 아보카도 나무 등이 심어져 있어 마치 열대지역에 온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특히 열대식물원의 작은 연못에는 철갑상어들이 자라고 있어 어린 학생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수목원의 하이라이트는 메타세쿼이아 길. 양측으로 늘어선 메타세쿼이아가 가을을 머금고 불그스름하게 변한 모습이 장관이다. 바닥에 떨어진 메타세쿼이아의 낙엽 때문에 고운 황토가 깔려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영화에서나 볼 법했던 이곳의 가을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자전거를 탄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메타세쿼이아 길을 빠져나와 화목원을 돌아보니 어느새 처음 출발했던 입구 근처. 시계를 보니 2시간이 훌쩍 넘었다. 가을 정취에 취해서인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창원으로 돌아가는 오후 4시34분 기차를 타기 위해 진주수목원역으로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이헌장기자 lovely@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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