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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축제의 계절! 어울림이 있는 문화행사로- 지태정(가야대 방사선학과 교수)

대학축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축제로 건전문화 주도해야

  • 기사입력 : 2011-10-2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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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요한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축제의 상징적 의미를 한자에서 보면, 축제(祝祭)의 글자에는 공통적으로 示(보일 시)가 들어간다. ‘示’ 는 신을 모시는 제의 받침을 의미하기에 신성하고 성스러운 행사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뜻을 담은 고대 전통사회의 축제는 성스러운 존재나 힘의 지배에 의한 의사소통의 수단이 되기도 했다. 근래에 우리는 올림픽과 월드컵 경기를 치르는 동안 다양한 행사를 포함시켜 축제적인 분위기로 참여를 유도하고 화합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모순과 갈등을 걷어내는 도약의 전환점이 됐다.

    최근 전국 지자체에서는 지역별로 특색에 맞는 축제를 하나 이상 열고 있다. 그 대부분은 축제라기보다는 지역 행사로 특산품을 알리고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행사이며, 지역문화를 활용해 자치단체장의 업적으로 활용하거나 지자체 간의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연중행사의 일환으로 치르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사회 형식의 축제가 대학에도 흘러들었다. 2010년도 대학교육협의회 통계를 보면 고등교육기관으로 4년제 대학은 200개, 전문대학은 145개이며 특수대학을 합치면 총 411개가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각 대학에서 축제가 열리는 10월은 축제의 향연이 되는 달이다.

    대학축제에도 의미를 부여하자면 대학생들이 하나가 되어 서로 교류하면서 같은 대학에 다니는 것을 확인하고 단합의 기회를 마련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대학이 대동제(大同祭)라는 명칭을 쓴다. 그렇다면 대학축제는 어떠한가? 50~60년대는 대학생들이 희소해서 엘리트 계층이 많아 특수 문화적인 성격이 강했던 시기이다. 포크댄스, 가장행렬 등으로 구성되거나 외부초청인사 특강이나 학술강연회의 성격이 강했다. 70~80년대는 서구문화와 전통문화가 공존되고 민주성 회복이 축제의 화두가 된 시기로 탈춤이나 마당극, 풍물 등이 단골로 대두되고 공동체 문화로 치러졌다.

    90년대부터는 대동제란 용어가 캠퍼스에 붙으면서 대학문화가 대중문화의 속으로 흡수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때부터 연예인들의 초청공연이 대학축제에 등장하게 됐으며 강연회나 학술행사로는 학생들을 사로잡을 수 없었다. 2000년 이후 지금은 젊은이가 누려야 할 특권과 향연은 오락과 주막의 술 중심으로 흘러가고 각 기업체의 상품 홍보가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유명 가수의 유치에 따라 관심이 집중되는 과시적 축제로 전락되고 있는 것이다.

    CBS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으로 인기 아이돌 가수 출연료가 2500만~4500만원 선이라고 했다. 이러다 보니 동아리 홍보나 학과의 특색을 알리는 데는 여유가 없어 소홀한 것이다. 축제의 주인공인 대학생들은 연예인 공연의 관객으로 조연을 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유명 연예인을 보기 위해 대학 주변에서 참여하게 되고 호기심에 대학생들처럼 자유롭게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경우도 있다.

    지역 축제가 고장의 문화를 알리고 특산물 홍보의 방향으로 나간다는 것은 지역별 경쟁에서 조금이나마 낙후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 축제도 그 대학만의 특색을 알리고 인근 주민과 함께 어울림이 있는 행사로 이어진다면 지역주민들도 대학을 아끼고 홍보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대학축제가 학교와 학생이 준비하고 지역봉사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독일의 경우는 단과대학 중심으로 분산돼 있기 때문에 거대한 행사를 하지는 않는다. 중국이나 프랑스의 경우에도 딱히 축제라기보다는 순수학술행사 차원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학축제는 너무 과시적이지 않은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최고의 지식인답게, 가치 함양에 보탬이 되는 방향에서,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열린 축제로 건전한 문화를 주도했으면 한다.

    지태정(가야대 방사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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