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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장유면 주민이 진정 공립고를 원하는가- 김학규(전 마산삼진중 교장)

  • 기사입력 : 2011-10-1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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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적 경쟁력의 중요성은 인류 역사를 되돌아보면 분명해진다. 지난 20세기 동안 항상 다른 나라보다 한발 앞서서 새로운 기술을 발명한 나라들이 국제경쟁력에서 이기고 선진국이 됐다. 목기시대에 철기를 발명하고, 석탄, 석유 동력시대에 원자력을 발명하고, 아날로그시대에 디지털을 발명한 것이 그 예다. 이런 신기술은 우수한 인재들에 의해 발명되게 마련이고 이런 엘리트들은 치열한 경쟁을 바탕으로 한 교육제도의 결과로 배출된다.

    현재 세계적인 추세는 치열한 교육경쟁 속에서 미래를 짊어질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 경제구조는 지식의 창출과 활용이 중시되는 경제로 빠르게 탈바꿈되고 있고 우리는 21세기를 주도할 창의적 학생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창의력이 넘치는 인재를 만들어 내기보다는 획일적이고 평균화된 인간을 양산해 내는 교육으로 변한 지 오래다. 우리가 이 세계에서 살아남고 우리 자식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터전을 만들어 갈 것이냐의 거시적 관점에서 평가돼야 한다. 평등이란 말은 좋은 것이고 평균화도 그럴듯하다. 그러나 머리 좋고 판단력 있는 지도층이 많을수록 그 나라가 단단해진다는 것은 이미 동서고금의 역사가 입증한 것이다. 그런 시각에서 백년대계를 세우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경남교육청이 지난 8월 말 김해시 장유면에 인문계 사립고를 설립할 사학재단을 11월 말까지 공모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경남교육청이 이례적으로 사립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김해지역의 교육 경쟁력 향상이다. 김해 장유면 지역은 인구가 12만3000여 명에 달하는 전국 최대 면지역이지만 고등학교는 5곳이 모두 공립고여서 김해지역 중학 졸업생 상위 10% 400명 정도가 매년 외지 고교로 빠져 나가고 있다. 이는 인구 50만 김해시에 사립 명문고가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사립고는 김해지역 20개 고등학교를 통틀어 단 2개교에 그치면서 인근 창원과 진주에 비해 학교 간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해지역에 공립고보다 왜 하필 사립고가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필자의 견해는 이렇다. 우선 사립고는 다채로운 건학이념을 통해 공립학교보다는 비교적 자유롭게 교육의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다. 아울러 교육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개별 학교에 묻는 데 있어 공립보다는 용이하다는 점도 감안된 것 같다. 결국 개성 있는 교육이념으로 무장된 사립학교들이 학생들의 특성이나 수준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지게 함으로써,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에서 보다 좋은 교육, 보다 흡족한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사립고가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장점이다.

    우리는 학교 간의 경쟁력이 상실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개인과 국가의 경쟁력이 우수한 인재를 길러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이런 인재를 어떻게 잘 키울 것이냐가 우리의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지금 교육청이 절실히 필요한 것은 교육의 장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일관된 교육행정을 펴 가는 리더십이다. 영국의 총리를 역임한 토니 블레어는 교원노조와 일부 학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학교평가제도를 정착시켜 빈사 직전의 공교육을 회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기를 잃으면 그만이지만, 권력은 잃더라도 책임이 남는다는 무서운 교훈을 경남교육청에게 상기시켜 주고 싶다.

    김학규(전 마산삼진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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