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 (84) 김참 시인이 찾은 밀양강과 영남루영남루 천진궁은 일제 헌병이 쓰던…밀양교에서 바라본 영남루.영남루 현판 영남루 영남루에서 바라본 밀양시가지 천진궁 고속도로를 따라 밀양으로 가는 길은 국도를 따라가는 것보다 아기자기한 맛은 없다. 하지만 순식간에 차는 밀양 시가지에 도착한다. 밀양 재래시장에 있는 보리밥집을 찾아가 아내와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배가 부른 아내의 출산예정일은 이달 26일, 나도 곧 아빠가 된다. 친구들의 아이들은 곧 중학생이 되는데, 아내와 나는 결혼이 늦었다. 뱃속의 아기가 발로 아내 배를 차면 아내는 아기가 뽈록뽈록 한다고 좋아한다. 수제비를 덤으로 주는 ...이종훈 기자 2014-02-11 11:00:00
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 (83) 김승강 시인이 찾은 통영 도산일주로바닷길 되밟으며 두부장수 달려간다동촌마을과 수월리 사이의 해안도로. 유촌마을로 들어가는 길.양식장에서 따온 굴을 박신장에 하역하고 있는 모습.수월마을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와 팽나무.하양지마을에 있는 팽나무 고목.희미한풍금소리가 툭 툭 끊어지고있었다그동안 무엇을 하였느냐는 물음에 대해다름 아닌 인간을 찾아다니며 물 몇 통 길어다 준 일밖에 없다고머나먼 광야의 한복판 얕은하늘 밑으로영롱한 날빛으로하여금 따우에선-김종삼의 ‘물통’ 중에서나는 나에게 물었다. “그동안 무엇을 하였느냐?” 나는 나에게 대답했다. “바닷가 아낙들을 찾아다니며 두...이종훈 기자 2014-02-04 11:00:00
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 (82) 박서영 시인이 찾은 남해 가천 다랭이마을그곳엔 까마득한 비탈이 있더라남해 가천 다랭이마을 다랭이논. 가천 다랭이마을 전경 가천 다랭이마을 해안가천 다랭이마을 출렁다리마을 안에 있는 고인돌. ‘자라는 돌’로 불린다.밥 무덤누구랑 다녀왔어요?누군가 물었다. 왜 혼자 가느냐고. 심심하지 않느냐고. 무엇보다 외롭지 않느냐고. 누군가와 함께 가게 되면 그 사람이 마음에 쓰여 생각의 범위가 좁아지고, 가족과 함께 가게 되면 일상에 수북수북 쌓인 근심과 걱정이 대화의 주제로 떠오른다. “이것이 삶이란 말인가. 좋아. 다시 한 번 시작하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지 않는가. 일...이종훈 기자 2014-01-28 11:00:00
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 (81) 김참 시인이 찾은 함안 군북면낯선 곳에서 되살아난 어릴적 고향마을의 기억함안군 군북면에 있는 도로변의 비석들. 경상우수군절도사 조공신도비. 어계 조려 선생의 생가. 어계 생가의 오백년 된 은행나무. 마애사 가는 길에 들른 마을에서 본 슬레이트를 얹은 시골집. 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함안, 일부러 찾아간 적도 없었고 별로 갈 일도 없는 곳. 친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친구나 지인이 있는 곳도 아닌 곳. 어쩌다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다 마주치게 되는 함안 인터체인지 안내표지판. 고속도로가 막혀 국도를 타고 지나간 적은 있던 곳. 함안은 나에게 그런 곳이다. 함안 하면 생각나는 것은 수박이다. 지...이종훈 기자 2014-01-21 11:00:00
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 (80) 김승강 시인이 찾은 산청 백마산강가에서 목 축이며 숨 고르는 백마위용 넘치는 백마산(왼쪽)과 적벽산 그리고 경호강 물줄기.백마산 망춘대에서 바라본 풍광. 지리산서 발원해 산청으로 흐르는 경호강가에서백마가 잠시 쉬며 한 해를 내달릴 준비를 한다말 뒷굽 부분에 있는 입구에서 산을 오른다무릎 부분선 백마사, 허벅지쯤에선 숲길이 나온다백마의 잔등 위 망춘대에서 풍광을 내려다보다영웅호걸이 쟁투하던 시대의 천하를 상상해본다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말띠 해다. 그것도 60년 만에 돌아오는 청말띠 해란다. 그런데 청마(靑馬)가 있었나. 그래, 있었지. 우리 마음속에 살아 ...이종훈 기자 2014-01-14 11:00:00- 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 (79) 박서영 시인이 찾은 거제 외포항거제 외포항에 가면 OO가 있다거제 외포항 전경.외포항 수협 위판장 상자 안에 담긴 생대구.한 어민이 생대구를 씻고 있는 모습.바닷바람과 햇살 아래 말라가는 대구. 항구에서는 불어오는 바람도 보인다. 바람이 누군가의 슬픔을 말려 깨끗이 비워내는 게 보인다. 거제 장목면 외포항에 가면 슬픔을 만들어내던 심장도, 내장도 다 드러낸 채 바람을 ...이종훈 기자 2014-01-07 11:00:00
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 (78) 김참 시인이 찾은 김해 생림면 도요마을한겨울 도요에 있는 네 가지강변의 도요마을 들판. 낙동강변의 도요습지. 도요습지와 낙동강으로 흘러내리는 산자락. 김해 생림면 도요마을에선 낙동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강 너머로 보이는 곳이 삼랑진이다. 도요예술촌 십 년 전에 혼자 운전 연습을 하다가 우연히 들어가게 된 도요마을. 그 무렵 나는 차들이 잘 다니지 않는 외진 곳을 다니며 운전연습을 했다. 그러다 보니 나는 꼬불꼬불한 산길을 따라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는 때가 많았다. 그래서 차는 종종 외딴 마을에 멈춰 잠시 쉬어가곤 했다. 도요마을도 그런 마을 가운데 하나다. 생림면에서도 ...이종훈 기자 2013-12-31 11:00:00
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 (77) 김승강 시인이 찾은 고성 포교바다가 물러서며 나를 이끈 곳, 저마다 간직한 마음속 오지고성군의 남쪽 끝마을인 삼산면 두포리 포교마을. 포교마을 인근 미룡리서 만난 교회의 하얀 십자가. 택지 개발이 한창인 포교마을.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가자 설국이었다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설국’ 중에서언덕을 넘어가자 마을이었다.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교회의 하얀 십자가였다. 교회는 마을 동쪽의 언덕바지에 붉은 벽돌로 지어져 남서쪽을 바라보고 우뚝 서 있었다. 마을의 집들은 일제히 남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을 앞으로는 동서로 77번 국도가 지나갔다. 나는 마을을 서쪽에서 들어갔는데 고개를 넘자마자 교...이종훈 기자 2013-12-24 11:00:00- 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 (76) 박서영 시인이 찾은 합천 영상테마파크현실처럼 환상처럼, 과거로 떠난 시간여행합천 영상테마파크에 조성된 전차가 있는 1950~1960년대 도심 거리. 반도호텔 조흥은행 건물 테마파크서 찍었던 영화·드라마 핸드프린팅. 서울역 상가 거리 바람이 불어. 1968년이라는 연도의 한 가운데에서 나는 울 것 같아. 방금 태어났기 때문이지. 내 얼굴을 감싸고 있는 이 기분이 뭔지는 모르겠어. 엄마의 뱃속에...이종훈 기자 2013-12-17 11:00:00
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 (75) 김참 시인이 찾은 삼랑진 강변강물에 노을빛 스며들면 또 하나의 해가 차오른다낙동강에 비친 석양삼랑진 철교 해질 무렵 강변 풍경 강변 공터의 폐선 바람을 쐬러 가끔 가는 삼랑진 강변, 예전에는 차 두 대가 가까스로 지나갈 수 있는 좁은 다리를 지나 들어가곤 했다. 그 다리를 처음 지나왔던 때가 떠오른다. 너무 좁은 길이라 차 한 대만 겨우 지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반대편에서 마주 오는 차가 있었지만 지나갈 수 있었다. 그때는 그 일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왼쪽의 좁은 벼랑길을 따라가면 천천히 흐르는 낙동강이 보인다. 낙동강은 아름다운 강이지만 삼랑진에...조고운 기자 2013-12-10 11:00:00
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 (74) 김승강 시인이 찾은 창원 북면내 젊은 날의 추억 끌어안은 채강둑에서 내려다본 낙동강변 천마산 발치에 있는 오래된 양수장 본포교 아래 다리로 이어진 자전거길 명촌 앞 자전거길 명촌 앞 수변생태공원 강둑에서 바라본 북면 밤이 되자 비바람이 몰아쳤다. 비바람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절정을 치닫고 있는 은행잎을 모조리 떨어뜨릴 기세였다. 마치 무사의 가차 없는 칼날을 연상케 했다. 은행잎은 그랬다. 봄의 벚꽃이 그렇듯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그러고는 겨울이 왔다. 그 칼날의 배후는 겨울이었던 것이다. 나는 여행에서 돌아와 혼자 술잔을 기울이며, 비바람이 몰아치는 이 밤 그는 ...조고운 기자 2013-12-03 11:00:00
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 (73) 박서영 시인이 찾은 함안 여산 팔경마을따뜻한 마을 풍경에선 고향 내음이 나네요여산 팔경마을 여주 이씨 재실. 담 위에 떨어진 감과 곶감 말리는 모습. 효자목으로 가는 길. 함안 여산 팔경마을의 돌담길.은둔을 꿈꾼다면 시골에서는 살 수 없어요. 내가 사는 5층짜리 빌라가 차라리 더 나를 은둔자로 만들어 주지요.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에 살아요. 우편함에 쌓이는 우편물을 엿보지 않는다면 누군지 알 수 없는. 얼마 전 계단에서 우연히 마주친 아주머니는 그래도 눈인사를 하고 지내지요. 이렇게 날씨가 쌀쌀하고 추워질 땐 따뜻한 소통이 그리워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더 이상 설렘도 없고 궁금함도 ...조고운 기자 2013-11-26 11:00:00
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 (72) 김참 시인이 찾은 김해 서낙동강강변을 끼고 펼쳐지는 늦가을은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꽃. 김해와 부산의 경계가 되는 샛강. 강변의 텃밭엔 푸성귀가 자라고 있다. 강을 돌아다니는 물오리들. 샛강과 신어산 풍경. 마을 아이 몇이 강변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 늦가을 강의 빛깔은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다. 해를 등지고 서서 선암다리 쪽을 바라보면 강은 깊은 가을 하늘의 고운 빛을 그대로 담고 있고, 해를 마주하고 서서 강을 바라보면 강은 햇살에 빛나는 은빛의 잔물결들을 보여준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서낙동강 강변은 조용하고 인적이 드물다. 나는 이 강변의 산책로를 좋아한다. 한산한...조고운 기자 2013-11-19 11:00:00
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 (71) 김승강 시인이 자전거를 타고 간 거제 칠천도철 지난 해변에서 읽는 시의 달콤함이란…
거제 칠천도 옆개해수욕장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소나무 아래 자전거를 세우고 시집을 꺼냈다.
칠천교에서 거제도 쪽을 바라본 풍경.
가을햇살은 따뜻하고 바다는 잠잠했다.
도로변 외딴집 화단에 핀 꽃들.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꽃도 마찬가지야. 어느 별에 사는 꽃 한 송이를 사랑한다면 밤에 하늘을 바라보는 게 감미로울 거야. 별들마다 모두 꽃이 필 테니까. -생택쥐베리의 ‘어린왕자’ 중에서이 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저 별에는 꽃이 피어 있단다. 이 지상에 사는 누군가가 그 꽃을 사랑하...2013-11-12 11:00:00
작가와 떠나는 경남산책 (70) 박서영 시인이 찾은 통영비진도고독이라는 단어도 살아있는 동사가 되는 섬미인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비진도 몽돌해변 망부석 모래해변 비진암 노루여 팔손이꽃 -우주에 오니 뭐가 좋아?-고요함이요. 정말 마음에 들어요.-어디 살아? 저 지구 아래 집이 어디야.-뭐가 제일 그리워? 영화 ‘그래비티’에 나온 대사가 생각난다. 우주에 혼자 남겨진 사람의 고독이 잘 그려진 영화다. 고독, 비진도 내항선착장에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다. 비진도에 오니 뭐가 좋아? 고요함이요. 정말 마음에 들어요. 자문자답의 산책이 계속되었다. 나는 멸종된 여행 비둘기처럼 섬에 깃든 것이다. 이곳에서 나는 익명...조고운 기자 2013-11-05 1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