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조류경보에… 부산바다는 ‘입수금지’ 낙동강변은 ‘자제’

다대포해수욕장 12~14일 ‘금지’

기사입력 : 2022-08-16 21:17:26

  • 낙동강 조류경보 ‘경계’ 발령이 한 달여간 이어지는 가운데 녹조가 흘러들어간 부산 해수욕장은 ‘입수금지’ 조치가 내려졌지만 경남도민이 이용하는 낙동강변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입수자제’ 권고에만 그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부산 사하구청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다대포해수욕장에 입수금지 조치를 내렸다. 당시 다대포해수욕장 내 남조류 세포수는 ㎖당 최대 8만개까지 발견됐다. 구청은 남조류 세포 수치가 조류경보제 ‘경계 단계(㎖당 남조류 세포수 1만개 이상 2회 연속 관측 시)’에 속한다고 판단하고 재량권을 적극 활용해 입수금지 조치를 취했다.

    녹조가 발생한 창원시 의창구 본포교 아래 낙동강에서 시민이 수상스키를 타고 있다./경남신문 DB/
    녹조가 발생한 창원시 의창구 본포교 아래 낙동강에서 시민이 수상스키를 타고 있다./경남신문 DB/

    해수욕장 관련법에는 ‘해수욕장 이용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유해물질·유해생물의 유입 등 사유가 발생했을 때는 해수욕장의 전부나 그 일부에 대해 이용을 금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구청은 이 법을 근거로 녹조를 ‘유해물질·유해생물’로 판단, 행정조치를 진행했다. 다대포해수욕장은 지난 2017년에도 녹조 유입에 따라 입수금지 조치가 내려진 적 있다.

    사하구청 시설과 관계자는 “남조류 세포수에 따라 해수욕장 이용에 대한 별도 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명확한 기준은 없었지만 이용객이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입수를 금지시켰다”고 밝혔다. 해수욕장의 경우 관련 법에 따라 행정기관의 재량권을 적극 활용하면 녹조가 발생한 구역의 친수활동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수욕장과 달리 강변은 이를 적용할 법이 없어 낙동강에 ‘경계’ 수준의 조류경보가 발령돼도 수영이나 레저활동을 금지하는 조치를 할 수 없다. 물환경보전법 28조 4항에 따르면, 녹조로 인해 친수활동을 금지할 수 있는 상황은 조류경보 ‘대발생(㎖당 남조류 세포수 100만개 이상 2회 연속 관측 시) 단계’ 발령 때 뿐이다.

    이 때문에 현재 발령돼 있는 조류경보 ‘경계 단계’에서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강변에 조성된 주요 친수공간에서 낚시·수상스키·수영 등 친수활동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설치하고 관할 지자체에 이용 자제 권고를 통보하는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자제 권고에만 그치기 때문에 강제성은 없다.

    창원 본포수변생태공원 내에 친수활동을 자제해달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창원 본포수변생태공원 내에 친수활동을 자제해달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실제로 16일 창원시 본포수변생태공원에는 ‘친수활동을 자제 바랍니다’라는 안내 현수막이 내걸려 있지만 방문객들은 수영·레저활동을 하고 있었다. 강변에 시민이 즐길 수 있는 친수공원은 조성됐지만 막상 녹조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수 있는 법은 없는 것이다.

    창원시 하천과 관계자도 “낙동강 댐이나 보를 개방하거나 비가 많이 내려 강물이 불어날 때는 방문객을 내보내고 출입을 막지만 녹조가 발생했을 때 출입을 강제하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매년 여름마다 낙동강 전체에 녹조가 퍼지면서 조류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대거 발생해 식수는 물론 친수활동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마이크로시스틴이 공기 중에 유입될 수 있다는 논문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 실제 낙동강 물이 몸에 닿는 것 외에도 캠핑이나 산책을 하는 것도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외국과 같이 일정 남조류 세포가 발견되면 친수활동도 금지하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