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생활 속 안전사고 위험지역 현장을 가다 ⑶ 화물차량 불법 밤샘주차

주행차선·횡단보도 막아선 대형차량 ‘아찔한 밤’

기사입력 : 2022-05-15 20:54:47

  • 왜 화물차는 도로가에 불법 밤샘 주차를 할까. ‘생활 속 안전사고 위험지역 현장을 가다’ 세 번째 순서로 도로 위 안전을 위협하는 화물차 불법 밤샘 주차 문제를 살펴본다.


    창원·김해 등 도심서 흔히 발견

    운전자 시야 가려 큰 사고 유발


    ◇교통사고 유발하는 밤샘 불법주차= 지난 11일 오후 8시 창원시 의창구 북면의 한 동네. 아파트 인근 횡단보도 양 방향에 화물차가 주차 돼 가차선 주행 차량 통행을 막고 있었다. 주차된 화물차는 어두운 밤 운전자의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아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도로 위 방해물’이 된다.

    이날 4시간가량 창원과 김해시 일대 도로를 살펴봤다. 창원 구암동·도계동·가포동·감계리, 김해 율하동·관동동 등 시내 어디든 불법 주차된 화물차가 안 보이는 곳이 없었다. 횡단보도와 버스정류장, 우회전 진입로는 물론, 주차금지 표시판 앞에도 화물차가 버젓이 불법 주차돼 있었다. 대부분 주거지 인근이거나 공사 현장 주변이었다.

    지난 12일 밤 창원시 의창구 북면 한 아파트 주변 도로에 불법 주차된 화물차들.
    지난 12일 밤 창원시 의창구 북면 한 아파트 주변 도로에 불법 주차된 화물차들.
    지난 12일 밤 도계동 아파트 주변 도로에 불법 주차된 화물차들.
    지난 12일 밤 도계동 아파트 주변 도로에 불법 주차된 화물차들.

    북면 감계리 주민 김모(34)씨는 “아파트 앞 횡단보도 주변이나 마트 가는 도로 등 온 곳에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어 위험한 상황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경남에선 올해 사망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2월 14일 창원시 의창구 창원고등학교 앞에서 2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불법 주차된 화물차에 부딪혀 목숨을 잃었다.


    도내 등록 3만1881대 중 2만4783대

    차고지 있으나 편의성 등 이유로

    주거지 인근 등 도로변 불법주차


    공영차고지·주차장 대부분 포화

    차고지 더 늘리고 단속 강화해야


    ◇불법 밤샘주차 해결하려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1.5t 이상 대형화물차는 차량 등록 과정에서 개인차고지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3월 31일 기준 경남에는 3만1881대의 화물차가 등록돼 있다. 이 중 개인차고지를 등록할 필요가 없는 1.5t 이상 화물차 7098대를 제외하면 2만4783대가 개인차고지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밤샘주차가 만연한 이유는 무엇일까. 화물차 기사들이 도로변에 밤샘주차를 하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편의성’이다. 제시했던 개인차고지가 자신의 주거지 혹은 업무 현장과 떨어져 있을 경우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11일 밤 김해 관동동에서 만난 화물기사 A씨는 ‘왜 불법주차를 했는지’ 질문에 “집이 이 앞이다”고 짧게 답했다.

    등록한 개인차고지 지역과 활동지가 다른 탓에 이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기사들도 있다. 화물기사 B씨는 강원도에서 등록한 영업용 번호판을 양도양수받아 운행하고 있다. 해당 번호판과 함께 강원도로 지정된 개인차고지도 양도받았다. B씨의 주 활동지는 경남이기 때문에 개인차고지가 위치한 강원도에 주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는 “당시 매입할 수 있는 경남권의 번호판이 없었다”며 “이런 기사들이 정말 많다. 개인차고지가 있어도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토로했다.

    화물기사들은 화물자동차 공영차고지·주차장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남에는 5개의 공영차고지와 10개의 공영주차장이 조성돼 있다. 창원·김해·양산에 각 3개, 진주·통영·사천·거제·창녕·거창에 각 1개씩으로 총 2230대가 수용된다.

    현재 도내 차고지·주차장 대다수는 포화상태다. 지난해 정비를 끝낸 김해 생림면 공영차고지를 제외한 14개 차고지·주차장 중 6개소는 포화상태, 3개소는 만차상태다. 수용 여유가 있는 곳은 사천·창녕·창원 진해·진주·거창 5개 지역으로 63%~87%의 이용률을 보였다. 차량이 집중된 곳은 인구가 많은 창원·김해·양산으로 사실상 이 지역의 화물기사들은 공영차고지나 주차장을 수월하게 이용할 수 없는 형편이다.

    경남도는 올해 개소를 목표로 김해·양산·고성에 각각 1개소의 공영차고지를 조성하고 있다. 또 내년에 함안과 2024년 창원에 공영차고지를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들 조성 예정인 차고지들이 수용할 수 있는 화물차는 946대다.

    류채원 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 안전관리처장은 “일차적으로 경남도와 시·군 등에서 화물차 불법주차를 줄이기 위해 공영주차장을 많이 만들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예산 확보 등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단 경남에 개인차고지가 있는 화물기사들이 번거롭더라도 자신의 차고지를 이용해야 한다. 기사들의 인식을 바꿔야 하는데, 이를 위해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시내 불법주차 단속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글·사진= 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