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운 집으로] (상) 주거빈곤아동 현황

도내 아동 6000여명 판잣집·비닐하우스·컨테이너에 산다

기사입력 : 2020-08-04 21:06:56

  • 유엔아동권리협약 제27조에는 ‘아동은 제대로 입고, 먹고, 교육받고, 안전한 곳에서 살면서 건강한 발달에 필요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아이들이 제대로 입고, 먹고, 교육받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쾌적한 주거환경이 동반돼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집다운 집’에서 자라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으며, 최근 심각한 아동학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경남신문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남지역본부는 아동 성장발달의 가장 중요하고도 근간이 되는 주거의 안전을 확보하고자 세 편에 걸쳐 ‘집다운 집으로’ 아동 주거권 증진 캠페인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주거빈곤아동·최저주거기준이란= 주거빈곤아동이란 △주거기본법에 규정된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의 아동 △지하·옥탑 거주 가구의 아동 △주택 이외의 기타 거처(쪽방, 고시텔,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등) 거주 가구의 아동을 말한다.

    최저주거기준은 국민이 쾌적하고 살기 좋은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주거수준에 관한 지표로서 국토교통부가 공고한 지침이다. 가구원수와 가구원의 관계에 따른 면적기준과 방수기준, 전용화장실 및 전용 부엌 등을 규정한 필수설비기준, 채광·환기·방음·안전성 등에 관한 구조성능환경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저주거기준에 따르면 1인 가구의 경우 방 1개, 부엌 1개, 총주거면적 14㎡이며, 2인(부부) 가구 방 1개, 부엌 1개, 26㎡, 부부·자녀1 가구 방 2개, 부엌 1개, 36㎡, 부부·자녀2 가구 방 3개, 부엌 1개, 43㎡, 부부·자녀3 가구 방 3개, 부엌 1개, 46㎡, 노부모·부부·자녀2 가구 방 4개, 부엌 1개, 55㎡를 충족해야 한다.

    또한 상수도 또는 수질이 양호한 지하수 이용시설 및 하수도시설과 전용입식부엌, 전용수세식화장실, 전용목욕시설을 필수설비로 갖춰야 하며, 내열·내화·방열·방습 재질로 된 영구건물이어야 한다. 이 외에도 적절한 방음·환기·채광·난방 설비를 갖추고 환경요소가 법정기준에 적합해야 하며, 자연재해로 인한 위험이 현저한 지역에 위치해서는 안 된다.

    주거빈곤아동의 집./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주거빈곤아동의 집./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도내 주거빈곤아동 현황= 통계청이 지난 2015년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주거빈곤을 겪고 있는 도내 아동은 5만3533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23만3839명)·경기도(22만9619명)·인천(5만9368명)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광역자치단체를 제외한 기초 자치단체 중에는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 중 4만6474명은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집에서 살고 있지만, 나머지 6336명은 판잣집, 비닐하우스, 고시원, 숙박업소, 컨테이너, 가건물 등 주택 이외의 거처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나듯 경남에는 수많은 아동가구가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주택에 거주하며 주거빈곤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또한 도내 실태를 정확하게 나타내고 있지는 않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주거기본법상 주거실태조사는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의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주거관련 조사는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가 있으나, 이 역시 5년마다 한 번씩 진행되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20%를 표본으로 조사하고 있어 우리나라 모든 주거빈곤가구를 측정한 통계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실제로는 더 많은 아동들이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아동의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성장 중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숙박업소, 고시텔, 비닐하우스 등 주택 이외의 거처에 거주하는 가구에 대한 현황 파악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보다 적극적인 방법의 조사를 통해 경상남도 주거빈곤가구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원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남지역본부장은 “최근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거빈곤아동 가구가 많은 서울과 경기지역에서는 주거빈곤아동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거나, 임대주택 보급률을 증가시키는 등 주거빈곤아동의 주거권 증진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경남에는 2020년 현재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주거빈곤 상황에 처해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부터라도 지자체와 관련 기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남지역 주거빈곤아동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들에 대한 주거권 증진을 위해 첫걸음을 내디뎌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고 전했다.

    이한얼 기자 leehe@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