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영아 유기’ 허위 자백에 휘둘린 경찰

유전자 검사 의뢰 이후 수일 동안

기사입력 : 2019-07-23 08:49:16

  • 속보= 밀양에서 영아 유기 혐의로 검거된 여성이 신생아의 친모가 아닌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22일 6면 ▲밀양 ‘창고 신생아 유기’ 피의자, 친모 아니다 )

    경남지방경찰청은 22일 밀양 신생아 유기 사건 관련 브리핑에서 “영아 유기 혐의로 검거된 A씨의 유전자 감식 결과 친모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후 딸이 임신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거짓 자백을 했다는 A씨의 진술에 의해 딸의 유전자도 확인했지만 친모가 아니었다”며 “신생아를 유기한 범인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3일 밀양시내 한 주택 창고에서 혼자 아이를 출산한 뒤 담요에 싸서 유기한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11일 오전 7시께 발견된 신생아는 탯줄이 달린 채 담요에 싸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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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입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당시 경찰은 현장에 있던 가방을 토대로 탐문수사를 벌이던 중 A씨를 의심하고 찾아갔으며, A씨의 자백을 받았다. 그러나 검거 후 5일 만에 유전자 감식 결과 A씨의 자백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경찰은 “친모라고 주장한 A씨가 현장 유류물 위치 등을 너무 상세하게 진술했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A씨의 진술 외에는 다른 증거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DNA 검사 의뢰 이후 수일 동안 추가적인 증거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당일 A씨의 동선 및 출산 후 건강상태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지 않은 것이다.

    경찰은 “A씨의 자백을 믿고 DNA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으며, A씨가 가정과 자녀가 있기 때문에 추가 조사를 할 경우 가정 파탄 등 2차 피해 가능성이 있어 조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처럼 A씨가 허위자백을 한 이유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의 심층 면담 결과 A씨는 우울증과 히스테리성 연극성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해 자신이 주목받는 상황이나 타인을 조종하려는 욕구를 충족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소규모 동네에서 아이 출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출산 경험을 토대로 한 거짓말을 신빙성 있게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와 관련된 다른 인물들 중 범인 또는 범인을 아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CCTV 분석 전문가들을 대거 투입하는 등 진범을 찾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