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경남 안전 리포트] 아이들은 안전할 권리가 있다 (6) 부모에게 희생되는 아이들

아동학대 사망사고 가해자 86%가 ‘친부모’

기사입력 : 2019-06-18 20:54:49

  • 친부모의 학대로 아이가 사망하는 사고가 경남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특히 최근 3년간 경남에서만 6명의 아이가 학대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대책이 필요하다.

    ◆ 영유아 학대 사망사고 연이어=경남지방경찰청 아동청소년수사팀은 18일 침대에서 떨어진 1살 된 딸(생후 15개월)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유기치사 등)로 A(22)씨를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31일 김해시내 한 아파트에서 낮잠을 자던 딸이 침대에서 떨어져 얼굴이 붓는 등 손상을 입었음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이틀 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딸이 숨을 쉬지 않자 2일 오전 10시 30분께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침대에서 떨어진 것이 딸의 직접 사망 원인임을 확인하고, A씨를 의료적 방임 혐의로 입건했다.

    앞서 지난 5월 양산에서는 생후 2개월(75일) 된 아들이 울고 보챈다는 이유로 온몸을 묶어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 및 아동학대)로 B(29)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지난 1월 양산시 자신의 주거지에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다 생후 75일 된 아이가 잠에서 깨어 계속 울자 주먹으로 머리와 얼굴 부위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아이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샤워 타월 2장을 이용해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힘껏 묶어 15시간 가까이 방치하기도 했다. B씨는 아들이 태어난 뒤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등 예상치 못한 치료비가 지출되고, 육아로 인해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 채굴 작업에 지장을 받으면서 수입이 줄어들자 홧김에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경남경찰청과 경남도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도내에서 학대에 의해 아동이 사망한 사건은 2017년 2건, 2018년 2건에 이어 올해(2019년 6월 기준)도 2건 발생했다.

    ◆ 친부모에 의한 영유아 사망 대다수= 지난 4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간한 학술지 〈형사정책연구〉 2019년 봄호에 실린 논문 ‘법의부검자료를 기반으로 한 아동학대 사망의 현황과 유형’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결과를 전수 조사한 결과 아동학대로 아이를 사망케한 가해자 182명 중 157명(86%)이 친부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가 친모인 경우가 104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친부 53명, 계부모(동거인 포함) 11명, 친인척 6명, 기타 지인 등은 4명 순으로 조사됐다. 학대로 의심되는 사망 아동의 경우148명 중 영아(0~1세)가 53명으로 가장 많은 비율(35.81%)을 차지했으며, 1~5세가 26명, 6~12세가 23명, 13~18세가 19명, 신생아가 17명 순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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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아동학대의 경우에도 2013년 575건, 2014년 749건, 2015년 742건, 2016년 1139건, 2017년 1119건으로 매년 증가세이며, 2017년 기준 아동학대 가해자는 친부가 539명으로 가장 많았고, 친모가 325명으로 뒤를 이었다.

    ◆ 학대 사망 아동 급증 추세=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17년 전국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로 숨진 어린이 수는 2001년부터 2015년까지 3~7명 사이를 오갔으나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36명과 38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이런 사망 아동 현황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들어온 사례만을 집계한 것으로 실제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 아동은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처럼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사고가 잇따르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사망사고의 대다수가 친부모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사후 대책보다 사전 예방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도내 아동학대 보호 전문기관 관계자는 “대부분 아동학대 사건의 경우 양육에 대한 준비가 덜 된 부모들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공교육 과정에서 이를 철저히 교육하고, 학대 정황이 보일 때 신고하는 등 적극적인 주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고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