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신공항 정치권 공방에 주민은 혼란

[포커스] 방향타 잃은 김해신공항 당정 엇박자 왜?

기사입력 : 2019-05-19 22:00:00


  • 약 3년 전 영남권을 갈등으로 몰아넣었던 ‘동남권신공항’ 문제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또다시 공론화되면서 지역민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일관되게 현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신공항 추진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경남을 비롯해 부산과 울산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이 반대 입장이다. 즉, 2016년 6월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합의하고 정부 정책으로 결정돼 추진 중인 사안을 여당이 반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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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공항./경남신문DB/

    이에 일각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전임 정권에서 결정한 사안을 정치 이슈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국토부 “김해신공항 건설” 재확인=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부울경 검증단 검토의견서 등 송부 요청’이라는 공문을 경남도 등 해당 지자체에 보냈다. 국토부는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을 계속 추진하기 위한 기본계획 고시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부울경 관문공항 검증단’이 김해공항 확장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한 데 대한 답변이다.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간 김해신공항 계획을 검토한 부울경 검증단은 지난달 24일 최종 보고회를 열고 김해신공항 계획이 소음 문제는 물론 안전, 경제성, 확장성 부족 등을 이유로 백지화를 요구했다.

    당시 국토부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검증단 보고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국토부는 “증가하는 영남권 항공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영남지역 5개 지자체 합의 및 외국 전문기관 검토를 거쳐 2016년 6월 영남권 신공항의 최적 입지로 김해신공항을 결정하고, 이후 2018년 12월 공항건설 기본계획안을 마련했다”며 특히 “부울경 검증단에서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검토의견을 발표했으나 안전한 이·착륙, 소음 최소화, 대형 항공기와 장거리 노선(김해~뉴욕JFK공항, 1만1300㎞) 취항이 가능토록 수립돼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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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정책에 여권이 반대 ‘기현상’= 정부 정책에 야권이 반대할 경우 여권이 적극 방어하고 옹호하는 구도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김해신공항 건설은 오히려 여권에서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부울경 검증단 단장은 민주당 김정호 의원이다. 민주당 소속 김경수 경남지사와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등 광역단체장과 이들 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도 한결같이 김해신공항 백지화에 동조하고 있다. 오 시장은 대놓고 가덕도 유치를 공론화하고 있다. 민홍철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은 “정치권이니까 정부정책의 잘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국가 대계를 위해서는 이제까지 용역비 등 적지 않은 금액이 투입됐더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김해공항 확장 백지화에 확고한 의지를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대통령과 총리까지 반대 입장에 무게를 싣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만약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생각들이 다르다면 부득이 검증 논의를 총리실 산하로 승격해서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당시 이 발언으로 2016년 6월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동남권신공항 문제를 논쟁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 부산시는 문 대통령이 가덕도를 염두에 둔 발언을 한 것이라며 ‘아전인수’ 해석으로 논란을 부채질했다.

    이낙연 총리 역시 지난 15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국토부와 검증단 간 이견이 조정되지 않으면 총리실에서 검증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총선 앞두고 정치 이슈화?= 한동안 영남권을 대혼란에 빠뜨렸다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신공항 문제가 21대 국회의원 총선을 1년 정도 앞둔 시점에서 또다시 불거지면서 한바탕 회오리를 예고하고 있다. 총선이 임박할수록 여야 간, 그리고 영남지역 지자체 간 공방은 더욱 거세질 수 밖에 없다.

    민주당 소속인 경남과 부산·울산 시도지사는 김해신공항 백지화 여론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보고회를 준비 중이다. 오는 2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김해신공항 국회 보고회??를 개최한다. 이번 보고회에는 부·울·경 단체장과 민주당 지역 의원,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해신공항은 동남권 관문공항이 될 수 없다는 논리를 적극적으로 전파할 방침이다. 아울러 김해시 등 해당 사업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지역에서 권역별 토론회를 진행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차기 총선에서 특히 경남과 부산, 울산은 여야 최대 격전지로 분류되는 만큼 신공항 문제의 정치 쟁점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부산을 찾아 동남권 관문 공항 건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신공항을 지지해 대립각을 분명히했다.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당시 정치 논리에 의해 무산된 동남권 관문공항은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맞서 한국당은 "김해신공항 건설 지연으로 초래될 수 있는 시민불편은 안중에도 없이 내년 총선용으로 활용하자는 속셈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