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재해보험 가입 확대해야
봄부터 전국적으로 지속된 극심한 가뭄이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전국의 상당수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고, 댐 수위도 급격히 낮아졌다. 겨울철 강수량 자체의 한계로 인해 가뭄 재앙은 내년 봄에 최악의 사태를 맞을 것이란 전망도 제시되면서 내년 농사를 걱정하는 농심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전세계적인 이상기후가 나타나는 등 날씨 변동폭이 커져 점차 기상예측이 힘들어지고 있고 그에 따라 올 해 가뭄과 같은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들이 늘고 있다. 혹시 모를 사고와 질병에 대비하여 우리가 보험에 가입하는 것처럼, 농작물 또한 생산기간 중에 발생하는 자연재해의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2001년부터 도입된 농작물재해보험은 예상 밖의 대규모 자연재해로부터 농업인을 보호하고 재기의 발판도 만들어 주는 안전장치 역할을 해왔다. 특히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피해를 입은 전국의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농업인(1천625농가, 4천644ha)에 대해서는 피해 조사 후 보험금(추정치 35억7천3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가뭄피해로 인해 지급되는 보험금 수준으로는 가장 많은 액수이다.
하지만 농작물이나 농업용 시설물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의 경우 그 필요성에 대한 농업인들의 인식이 부족하고 가입률도 저조한 것이 일반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전체 111만2천농가 가운데 10만2천농가로 9.16%에 불과하고, 면적도 전체 농지 중 20.35% 만이 가입했다.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들도 대부분 과수농가들이어서 논과 밭, 하우스 농가들은 자연재해가 발생해도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없는 상태다. 기상이변에 따른 농가의 극심한 경제적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가입률을 높이는 게 중요해 보인다.
가입기간은 시설, 품목별로 다르다. 11월말까지 과수(복숭아,포도,매실,자두,복분자,오디,배,단감,사과), 밭작물(양파,인삼), 버섯(느타리) 품목이 가입가능하고, 원예시설은 12월말까지 연중 가입가능하다. 특히 적과전종합위험 상품(배,단감,사과)은 적과 전까지는 자연재해, 조수해 등에 대한 모든 피해에 대해 보장하고 적과 후에는 태풍(강풍), 우박피해 등에 대한 특정위험에 대해 보장한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정부의 정책성 보험이라 보험료의 절반은 정부가 지원하고, 지자체들도 30% 수준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농가는 보험료의 20%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운전자에게 자동차 보험이 필수인 것처럼,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울고 웃는 농업인에게 농작물재해보험은 예측불가한 사태에 대비하는 선택옵션이 아닌 필수요건이라 할 수 있겠다.
임관규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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