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은 569돌을 맞는 한글날이다.
세계에는 3,000여개의 문자가 있는데, 그 중에서 우리 한글은 자주, 애민, 실용정신에서 만들어진 아주 과학적인 문자라고 세계에 알려져 있다.
유네스코에서는 매년 ‘세종대왕 문맹 퇴치상’을 수여하고 있고, 하버드대 라이샤워 교수는“한글은 아마도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모든 문자 중에서 가장 과학적인 체계일 것이다”라고 극찬 하였고, 시카고대 맥콜리 교수는“한글이 벨의 `보이는 음성` 책에서 제시한 아이디어 보다 무려 4백년 이상 앞 선 것이다”라며 극찬 하였다.
이렇게 나라밖에서 극찬하고 있는 우리 한글을 우리는 잘 사용하고 있을까?
최근 이슈화 되고 있는 사회복지와 관련하여 사회복지사 윤리강령을 살펴보았다. 윤리강령 전문을 비롯하여 군데군데에 `클라이언트`란 영어 단어를 수차례 사용하고 있는데, 클라이언트란 사전적 의미에서 고객, 손님이란 뜻이 있고, 사회복지사 업무에서 클라이언트 뜻을 해석한다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뿐인가, 사회복지사 윤리강령의 윤리기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클라이언트)을 가리켜 `저들의 권리` `저들의 이익` `저들과 공유` 즉, `저들`이란 어휘를 단락 단락마다 수차례 사용하고 있는데, `저들`이란 국어사전에 `자기보다 낮잡는 느낌을 주는 삼인칭 대명사`라고 해석되어 있다.
사회복지사 스스로가 인본사상, 평등사상에 기초하여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하였음에도 상대를 낮잡아 마치 아랫사람에게 적선한다는 뜻이 있는 어휘를 사용하고 있고, 1988년 사회복지사 윤리강령 공포이후 어느 누구도 바꾸려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우리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우리`라는 말의 뜻을 살펴보자.
첫 번째, 말하는 이가 듣는 이를 포함하여 함께 가리키는 것으로서, `저희`라는 말로 낮추어 말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같은 회사에 있는 직장상사에게 `저희 회사`라고 할 수 없고 `우리 회사`이라고 하여야 한다.
두 번째, 말하는 이가 듣는 이를 포함하지 않고 자신이 포함된 집단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이때에는 자신을 낮추어 `저희`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 가족`이라고 하는 것은 특히 자신을 낮출 필요가 있는 경우에 `저희 가족`이라며 할 수 있다.
여기서 외국인에게 `우리나라`를 낮춤말로 `저희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틀린 말이다. 그 이유는 나라, 민족, 특정 지역은 한 구성원이 낮추어 말하기에는 너무 클뿐더러 다른 집단과 어떤 절대성을 갖기에 낮춤말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 듣는 이에게 `저희`라고 할 수 있는 대상은, 말하는 이가 포함된 집단을 말하는 이가 낮추어 말하는 것에 대해, 그 집단 구성원이 묵인 또는 동의 가능성이 있는 적은 규모의 집단만이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자신이 포함된 집단에 대해서는 `우리`라는 말을 먼저 사용하고, `저희`라는 말은 듣는 이가 포함되지 않는 집단을 낮추어 말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번 한글날을 맞이하여, 우리 주변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저속어나 외국어를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태영(마산중부경찰서 청문감사실,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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